Fed '신중 모드'에도…시장은 "올해 금리 2번 내릴 것"

엇갈린 금리인하 전망

FOMC 위원 물가 예상치 올려
CPI 둔화에도 '보수적인 전망'
시장은 "이르면 9월 금리인하"

5월 생산자물가 예상치 밑돌아
< 쏟아진 질문 >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1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참가자들이 다소 보수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12일(현지시간) Fed가 내놓은 경제전망요약(SEP)과 관련해 이처럼 평가했다. FOMC 위원들이 올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 전망치를 2.6%에서 2.8%로 0.2%포인트 높인 데 대한 설명이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진전된 인플레이션 수치가 나온다면 전망치가 내려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Fed가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에 도달하기 위한 ‘라스트 마일’(마지막 단계) 구간에서 극도로 신중한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금리 전망치 높인 FOMC

Fed는 지난 3월 FOMC 때 올해 말 금리 전망치를 연 4.6%로 내다봤지만 이번 회의에선 이를 연 5.1%로 높였다.

파월 의장 기자회견에서 “과거 SEP에서 이렇게 (수치가) 크게 변화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전망치를 상향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까지 내려오는 데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봐서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하반기까지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매우 좋았지만 올해 1분기에 진전이 정지됐다”며 “이에서 얻은 교훈은 정책을 완화하는 데 필요한 확신을 얻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점”이라고 말했다.다만 “가장 최근 물가 지표가 올해 초보다 긍정적이었고, 물가 목표를 향한 완만한 진전이 추가로 있었다”고 평가했다. 올해 PCE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한 것에 대해서는 “작년 하반기 물가 지표가 매우 낮게 나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노동시장이 견실하다”는 표현을 세 번 이상 쓰며 인플레이션이 쉽게 잡히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압박이 줄어 노동시장이 균형을 잡아가고 있지만 임금은 여전히 지속 가능한 경로 이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노동시장 상황이 예상 밖으로 약화하거나 인플레이션이 기대보다 빨리 둔화한다면 그에 따른 통화정책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물가 둔화에 고용도 냉각 조짐

시장은 Fed가 이르면 9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전반적으로 정책결정문이나 기자회견에서 9월 인하를 배제하는 내용이 없었다”며 “예상대로 고용이 둔화하고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재개된다면 여전히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는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12월까지 2회 이상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약 60%로 봤다.전문가들은 특히 5월 CPI 상승률 둔화가 Fed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간체이스는 “시장에서는 CPI가 점도표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FOMC 위원들이 5월 CPI 결과를 경제전망에 반영했는지에 대해 “어떤 사람은 반영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일반적으로 (단 하루 만에) 반영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음날 발표된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월보다 0.2% 하락하며 7개월 만에 가장 큰 내림폭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상승률 역시 2.2%로 전문가 예상치보다 0.3%포인트 낮았다. 지난달 하락한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시장 열기가 주춤하는 신호도 나타났다. 같은 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6월 2∼8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4만2000건으로 한 주 전보다 1만3000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8월 6∼12일 주간(24만8000명)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182만 건으로 직전 주보다 3만 건 늘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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