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가스전 테마주…연기금이 980억 사모은 종목은?

석유·가스 매장 기대감에 관련 종목 '급등'
포스코인터내셔널 50% 넘게 올라…연기금 981억 순매수
연기금, 한국가스공사는 655억 순매도하며 엇갈린 흐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대왕고래'가 공개된 후 관련주가 들썩이고 있다. 정부 발표 초기엔 시추와 관계없는 종목까지 날뛰었지만, 서서히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의 '큰손' 연기금은 한국가스공사 보다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한국가스공사는 73.83% 급등했다. 코스피·코스닥 시장 내 상승률 1위다. 같은 기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52.61% 올랐다. 지난달 말 4만원대 초반이었던 주가는 6만5700원으로 뛰었다. 시가총액도 7조5735억원에서 11조5581억원으로 불어났다. 코스피 시총 순위 33위에 올랐다.동해 가스전 개발 기대감이 이들의 주가에 불을 붙였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됐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140억 배럴은 현재 가치로 따져보면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다섯 배 정도가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시총이 약 450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2000조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본 셈이다.

잠시 반짝한 테마주와 달리 한국가스공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연일 상승하고 있다.. 한국석유는 지난 3~4일 2거래일 연속 상한가에 마감했다. 한국석유는 아스팔트와 합성수지 등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으로 석유·가스 채굴과는 연관성이 없다. 다만 이번 주 들어 주가가 다시 급락하며 원래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얀마에서 운영 중인 해상 가스전. 사진=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이 중에서도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픽'했다. 이달 들어 기관 투자자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주식을 98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그중 절반은 연기금(468억원)이 차지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연기금은 655억원을 순매도했는데,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비중은 늘렸다. 반대로 연기금은 이달 들어 한국가스공사 주식을 415억원어치 순매도했다.포스코인터내셔널(옛 대우인터내셔널)은 과거 한국석유공사와 '동해-2 가스전' 개발에 참여해 관련주로 꼽힌다. 동해 석유·가스전 사업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이 주도하고, 국내외 기업들이 지분을 투자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동해-2 가스전 개발 당시엔 한국석유공사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각각 7 대 3의 지분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작년 포스코에너지를 합병하며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에너지 합병으로 LNG 가치사슬(가스 개발·생산-저장·운송-발전)을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자회사 세넥스에너지에 3000억원을 투자해 천연가스 생산량을 늘리고, 가스 생산정을 시추한다.

1분기 포스코인터내셔널 매출에서 에너지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2.9%에 불과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은 LNG 사업에서 나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1분기 매출액 7조7605억원, 영업이익 2654억원이다. 이중 LNG 가치사슬의 영업익은 1317억원에 달했다.다만 동해 가스전 개발 수혜 여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탐사시추, 평가시추, 개발까지 원활하게 진행된다고 가정해도 해당 사업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만 수혜를 누릴 것"이라며 "이번 건에 대해선 정해진 게 아직 없다"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