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원짜리 명품백 '반값'에 판다" 파격…중국인들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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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 재고 소진 총력
베르사체, 최대 50% 할인
에·루·샤는 할인 전략 제외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99.35588090.1.jpg)
블룸버그는 13일(현지시간) 이번 달부터 중국 소비자들은 중국 알리바바의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에서 발렌시아가의 대표상품인 모래시계 핸드백을 다른 국가보다 약 35%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가방은 미국 사이트에서 3000달러(약 413만원)에 팔리고 있지만 티몰에서는 1947달러(약 268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 발렌시아가 공식 온라인 몰에서 해당 가방은 391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티몰은 중국 내 최대 온라인 명품 판매처다. 컨설팅업체 야옥 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명품 시장 매출의 50%는 온라인 주문에서 발생했다.보도에 따르면 발렌시아가는 2022년에는 중국에서 전혀 가격을 인하하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가격 할인 정책을 확대했다. 지난해 1~4월 사이에는 1월에만 일부 품목에 평균 30% 가량을 할인했다가 올해에는 평균 할인율이 10%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할인 행사 기간도 늘었다. 올해 1~4월 중 3달 동안은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소식통은 발렌시아가가 티몰에서 할인 제품 수를 대폭 늘려 티몰 내 재고의 10%이상을 발렌시아가가 차지할 정도였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발렌시아가가 할인 전략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부진한 매출에 있다. 발렌시아가와 모기업 케링의 쥬얼리 브랜드가 포함된 '기타 부문'의 2022년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8% 뛰었으나, 2023년에는 9% 하락했다.
베르사체, 지방시, 버버리 등 다른 명품 브랜드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블룸버그는 "베르사체의 평균 할인율은 지난해 초 40%에서 올해 50% 이상으로 급등했다"며 다른 브랜드들도 가격을 절반 이상 인하했다고 보도했다.다만 프랑스 3대 럭셔리 브랜드로 꼽히는 '에·루·샤(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은 할인 전략을 채택하지 않았다. 오히려 에르메스의 올 1분기 매출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전년 동기 대비 13.9%나 늘었다. 중국 시장에서 스카프 등 비교적 저렴한 상품에 대한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고가의 가죽 제품 매출이 늘며 상쇄됐다는 설명이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