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10개 중 8개는 중소기업"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후 지난 2년간 해당 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기업의 약 80%가 중소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중처법 시행 후 뚜렷한 산재감소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중소기업의 부담이 과중하다며 시행령을 개정해 상시 근로자 수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의무사항을 줄일 것을 재차 요청했다.

14일 경총 중대재해종합대응센터가 발간한 ‘기소·판결 사례로 본 중대재해처벌법 핵심 체크포인트’에 따르면 2022년 1월 중처법이 시행된 후 지난달까지 검찰이 기소한 51개사 중 40개사(78%)가 상시 근로자 수 300인 미만 중소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300인 이상 대기업은 11개사(22%)에 불과했다. 중처법으로 인한 부담이 중소기업에 집중됐다는 것이 경총의 해석이다.같은 기간 법원에서 중처법으로 판결이 선고된 건은 17건이다. 이 중 2건은 대표이사에게 징역 1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됐다. 경총 관계자는 “지난해 사고 사망자는 244명으로 중처법 시행 전(2021년 248명)과 비교해 뚜렷한 산재감소 효과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사업주를 대상으로 한 처벌보다는 사고 예방에 초점을 맞춰 정책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올해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중처법이 적용되는 것과 관련해 시행령을 개정할 것을 요청했다. 법령상 규정된 13개 의무사항 중 사망사고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큰 ‘위험요인 확인 개선’ 등 4개 사항만 적용하고 나머지는 제외해 달라는 취지다.

류기정 경총 총괄전무는 “중처법은 제정 당시부터 위헌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며 “중소·영세기업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정부가 시행령부터라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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