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은 것 중 제일 맛없다"는 임직원…쿠팡, 공정위에 '반박'

공정위, 쿠팡 '임직원 리뷰 조작' 판단에
"임직원 체험단평점, 일반인보다 낮아"
13일 오후 서울 시내 주차된 쿠팡 배송 트럭. /사진=연합뉴스
‘자체브랜드(PB) 상품 우대 의혹’으로 전날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400억원 과징금 제재를 받은 쿠팡이 ‘직원 리뷰 조작’에 대해 반박에 나섰다. 전날 공정위는 쿠팡 측의 임직원 후기 동원 등을 통한 소비자 기만행위를 엄중히 제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은 14일 자사 뉴스룸을 통해 “’편향된 임직원들의 높은 상품평이 구매 선택을 왜곡했다’는 공정위 주장과 달리 쿠팡 임직원 체험단의 PB 상품평 리뷰는 진솔하고 객관적이었다”고 주장했다.이어 ‘직원 리뷰 조작이 없었다는 5대 핵심 증거' 자료를 배포하고 임직원 리뷰 사례를 소개했다. 2019년 2월∼2022년 6월 기준 자사 임직원 체험단 리뷰 평점 평균이 4.79점으로, 일반인 체험단 평균 4.82점보다 더 낮다는 주장이다.
사진=쿠팡의 '직원 리뷰 조작이 없었다는 5대 핵심증거' 자료 캡처
쿠팡에 따르면 A 직원은 2021년 8월 PB상품인 곰곰 멜론 리뷰에 '진짜 맛없었어요. 태어나서 먹어본 멜론 중에 제일 맛 없었음. 다른 사람한테 추천 못 해요'라고 적었다. B 직원은 비슷한 시기 곰곰 양념게장 리뷰에 '비주얼에 일차적으로 실망했고, 게장에 양념이 너무 덕지덕지 붙어 있어 너무 짜서 일단 못 먹어요'라고 적었다. 또 다른 C 직원은 2019년 4월 17∼30일 보습크림과 스포츠 드링크, 주방세제, 고양이 화장실 제품 등 4건을 리뷰하며 모두 1점을 줬다.

이와 관련, 쿠팡은 “임직원이 PB상품에 만점에 가까운 리뷰를 몰아줬다는 공정위 주장과 달리 임직원 체험단 평점 평균은 일반인 체험단 평점 평균보다도 낮았다”며 “임직원 체험단이 PB상품에 대해 좋다는 반응만 남긴 것이 아니라 비추천 등 '솔직한 리뷰'도 남겼고, 지속해서 상품 리뷰에 별점 1점을 부여한 직원에게도 불이익을 주거나 개입한 적이 없다”고 부연했다.그러면서 "공정위가 문제 삼은 기간 직원 리뷰는 전체 PB상품 리뷰 2500만개의 0.3%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공정위는 전체 리뷰의 극히 일부인 7만개 댓글 수만을 강조하며 이들 모두가 편향적으로 작성한 리뷰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임직원 체험단이 작성한 리뷰는 이를 반드시 명시하고 있으며 상품평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전날 공정위는 쿠팡이 구매 후기를 악용한 점을 확인했고, 직원도 조직적으로 관리한 정황을 드러났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는 쿠팡이 당초 소비자들에게 PB상품이 인지도가 없어 일반인으로 구성된 '쿠팡 체험단'의 구매 후기를 수집하기 어려워 보이자, 임직원 2000여 명을 동원해 최소 7342개의 PB상품에 구매 후기 7만 2614개를 달아 PB상품을 검색순위 상위에 노출되기 유리하게 만들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쿠팡 및 PB상품 납품 자회사(CPLB)의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유통업계 사상 최대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들 회사를 각각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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