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내수 회복" vs KDI "회복세 안보여"…엇갈린 진단

기재부 "5월 카드승인액 등 증가"
KDI "고금리 여파 소비력 약화"
기획재정부가 두 달 연속으로 내수가 살아나는 조짐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내수가 아직 부진하다고 본 한국개발연구원(KDI)과는 다소 엇갈린 경기 판단이다.

기재부는 14일 발표한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제조업·수출 호조세에 방한 관광객 증가, 서비스업 개선 등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하고 있다”며 “경기 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난달부터 내수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올 4월까지는 “경제 부문별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었다. 정부는 올 들어 민간소비가 살아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에 따르면 1분기 민간 소비는 전 분기보다 0.7%, 작년 같은 분기 대비 1.0% 증가했다. 5월에도 카드 승인액과 방한 관광객 증가세, 온라인 매출 등이 소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것도 내수 회복을 전망하는 근거다. 정부는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일부 지표가 둔화하고 있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이날 내수 경기에 대해 “(회복) 조짐이 더 확산하느냐 아니면 꺼지느냐에 대해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런 경기 판단은 내수 회복에 아직 거리를 두는 KDI, 한국은행 입장과는 달라 주목받고 있다. KDI는 지난 11일 ‘6월 경제 동향’에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양호한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도 “내수는 고금리 기조가 유지됨에 따라 회복세가 가시화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1분기 내수 회복세에는 일시적 요인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2분기엔 건설투자가 감소하고 소비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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