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크와도 광물 탐사…'K실크로드' 속도

尹, 중앙亞 3국 순방 마무리

텅스텐 등 개발·정련·제련 협력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 기대

투르크선 천연가스 협력 강화
카자흐는 리튬 탐사·개발MOU
尹 "함께 미래로 나아갈 것"
윤석열 대통령과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14일 타슈켄트 대통령궁 영빈관에서 양국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성명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타슈켄트연합뉴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 핵심 광물 탐사부터 개발, 정련, 제련, 활용까지 전 주기에 걸쳐 협력하는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약정’을 14일 체결했다. 양국이 우즈베키스탄 매장 광물을 공동 탐사하고,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한국 기업이 우선적으로 개발과 생산에 참여할 기회를 얻는 방식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서는 자원외교 관련 성과가 핵심이라는 평가다.

양국은 이날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있는 대통령궁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련 약정을 맺었다. 우즈베키스탄은 배터리 핵심 소재인 몰리브덴과 반도체를 제조하는 데 필요한 텅스텐 등 핵심 광물을 다량 보유한 국가다. 한국 기업이 개발 및 생산 우선권을 확보하면 해당 광물 공급망을 다변화할 수 있다.이날 윤 대통령은 한·우즈베키스탄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에서 “중앙아시아 핵심국인 우즈베키스탄과 협력하며 미래로 함께 나아갈 것”이라며 “핵심 광물이 풍부한 우즈베키스탄과 가공 기술이 우수한 한국은 서로에 최적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12일 열린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에서도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과 광물 개발 및 생산 기회를 우선적으로 제공하는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카자흐스탄에는 크롬, 리튬, 티타늄 등이 다량 매장돼 있다.

첫 방문지인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천연가스 설비 관련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투르크메니스탄 갈키니시 가스전 4차 탈황설비 건설 사업과 키얀리 폴리머 플랜트 정상화 사업 관련 기본합의서를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 사업 모두 계약 체결을 기정사실화했고 최종 조율만 남았다”고 말했다. 중앙아시아는 보유한 자원은 많지만 아직 탐사와 개발을 제대로 시작하지 못했다. 한국은 탐사 및 개발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이들 광물이 필요한 산업이 발전한 상태다.자원 외 분야에서도 한국과 중앙아시아 국가 간 관계가 한층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세르다르 베르디무함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의 아버지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함메도프 최고지도자는 11일 윤 대통령에게 “갈키니시 가스전과 키얀리 폴리머 사업 외에 다른 투르크메니스탄 주요 프로젝트도 한국 기업이 맡아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을 공개하고, 내년 한·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회의를 연다고 발표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국은 중국 미국 러시아 등과 달리 지정학적 갈등에서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접근에 다른 의도가 없다는 것을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알고 있다”며 “이들 국가가 세계 최고 성공 스토리를 쓴 대한민국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도 더해져 한국에 대한 호감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위기가 가중되면서 중앙아시아의 지정학적·지경학적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다”며 “중앙아시아에서 우리의 우군 네트워크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타슈켄트=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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