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국채매입 줄이겠다"…엔화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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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銀, 감액 규모 내달 결정일본은행이 14일 국채 매입 규모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감액 규모는 다음달 밝힐 계획이다. 구체적인 감액 계획을 기다리던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장기(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급락하고, 엔·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月 1조엔 축소 기대한 시장 실망
10년 만기 日 국채금리는 급락
엔·달러 환율은 한때 158엔↑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국채 매입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3월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했지만 완화적 통화 기조를 유지하며 매월 6조엔 안팎의 국채 매입을 지속해왔다. 일본은행의 국채 보유 잔액은 2013년 3월 94조엔에서 지난해 말 581조엔까지 증가했다.
3월 기준금리 인상(연 -0.1%→연 0~0.1%)에 이어 이날 보유 국채까지 줄이기로 결정하면서 사실상 양적긴축(QT)으로 방향을 틀었다. 오는 7월 회의에선 향후 1~2년 정도의 구체적 감액 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국채 매입 축소에 대해 “적정한 규모가 될 것”이라며 “국채 시장 유연성을 확보하면서 예측 가능한 형태로 축소할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시장에선 일본은행이 이달부터 매월 5조엔 정도로 국채 매입액을 줄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구체적 계획이 나오지 않아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0.9%대 후반에서 초반으로 급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급등하며 한때 달러당 158엔을 넘어섰다. 한 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에다 총재는 엔화 약세에 대해 “엔저는 물가 상승 요인으로,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에선 일본은행이 7월에는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봤지만, 국채 매입 축소 계획을 7월에 밝히기로 하면서 동시에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가 금리 인상 시기가 7월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에 이날 주식시장은 안도했다. 닛케이지수는 전일 대비 0.24% 상승한 38,814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우에다 총재는 “(다음 회의 전까지) 경제·물가 데이터에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