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19보다 더 빨리 화재 감지" 통합관제 시스템 구축한 남동공단

관제센터가 화재 위험 감지 후 사업장별 실시간 전달
한국산업단지공단, 전국 산단 디지털·무탄소 혁신 꾀해
"인천 스마트그린산단 통합관제 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남동공단에서는 119보다 더 빨리 화재를 감지합니다. "
지난 13일 인천 남동 국가산업단지 내에 있는 스마트그린 통합관제센터.
센터 안에 들어서자 산단 내 전체 사업장을 작은 점으로 표시한 2D 지도가 눈에 들어왔다.

남동공단에서는 사업장별로 설치된 센서가 화재 위험을 판별해 준다.

화재 관련 정보를 관제센터에서 실시간 취합해서 지도 위에 표시하는데, 파란색 점은 '이상 없음', 노란색 점은 '주의 의무', 빨간색 점은 '경고'를 뜻한다. 센터 관계자는 "남동공단 화재의 45%가 전기 화재여서 유선에 센서를 부착해 주의·경고·위험·긴급으로 분류한다"며 "'위험' 이상이면 사람이 다칠 수 있는 전류량이기 때문에 즉시 해당 기업에 알려준다"고 말했다.

열화상 카메라는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공단 곳곳을 비추고 있었다.

이에 따라 관제센터 내 화면에는 공단 내 모습이 보라색, 빨간색, 노란색, 연두색 등으로 비쳤다. 만약 열화상 카메라가 감지한 온도가 150도 이상이면 관제센터에 알람이 울리고, 해당 사업장에 이벤트 메시지가 전달된다고 한다.

관제센터에서는 화재 위험도가 높은 기업들을 빅데이터로도 관리하고 있었다.

화재 위험도가 높은 순으로 기업명의 글씨 크기를 조절함으로써 실시간으로 어떤 기업이 화재에 노출될 위험이 큰지를 쉽게 알 수 있었다. 스마트 통합관제 시스템은 화재 외에도 산단 내 도로 혼잡도, 주차면 수, 통근버스 움직임 등도 관리하고 있었다.

센터 관계자는 "일진도금단지의 경우 통상 1년에 1∼1.5회씩 화재가 발생했는데 2022년 통합관제 시스템을 구축한 이후에는 화재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산단 내 8천개가량의 기업이 밀집하다 보니 주차장이 부족해 실시간으로 주차장 정보도 관제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남동공단을 포함해 전국 산업단지의 디지털 전환과 무탄소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산단 내 데이터를 연결·공유해 제조와 인프라 혁신을 이루고, 에너지·자원 데이터를 활용해 탄소를 감축하는 것이다.

실제로 산단 내 디지털 인프라 80곳을 구축해 제조 스마트화를 확산하고 밸류체인의 디지털 전환을 꾀했다는 게 공단 측 설명이다.

창원산단의 한 사업장는 협동로봇을 적용한 '자동화 시스템 조립검사 라인'을 공단으로부터 지원받아 도입했다.

이후 제작 시간이 22% 향상했고 불량률은 0.61% 감소했다.

또 지난해 말 기준으로 15개 산단에서 스마트에너지 플랫폼을 마련해 에너지 효율화도 추진하고 있다.

산단 통합 에너지시스템(FEMS)을 구축해 클라우드 방식으로 기업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산단 내 연료전지, 태양광 등 신재생 발전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이상훈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앞으로 산업단지 개발 시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5G 특화망 등을 통해 디지털 인프라가 함께 구축될 수 있게 하겠다"며 "나아가 산업단지에 디지털 및 인공지능(AI) 요소를 가미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