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인상? 절반만 인정"…행당7구역·대우건설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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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공사비 검증 나서서울 지하철 2·5호선과 경의중앙선, 수인분당선 왕십리역 근처인 행당7구역이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공사비 증액 요구분의 50%를 조금 웃도는 선에서 합의했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중재에 나서 공사비 검증을 진행한 결과다. 연초부터 반 년 동안 이어온 공사비 증액 협상이 일단락되면서 오는 8월 일반분양이 진행될 전망이다.
설계변경·물가변동 고려
8월 일반분양 나설 듯
신반포22차는 8월 중 마무리
서울시는 대우건설이 조합에 제시한 공사비 증액분 526억원(설계변경 280억원·물가변동 246억원)을 검증한 결과 증액 요청분의 53%(282억원) 선에서 조합과 시공사의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16일 밝혔다. 행당 7구역은 서울 성동구 행당1동 128 일대에 지하 3층~최고 35층, 7개 동, 총 949가구를 짓는 재개발 사업이다. 2021년 착공해 공정률이 40%를 넘었다. 2025년 입주 목표로 새 아파트의 이름은 라체르보 푸르지오 써밋이다.공사비 검증 업무를 맡은 SH공사는 시공사가 제시한 설계변경 280억원 중 108억원은 증액 사유가 없다고 봤다. 물가변동분 246억원은 공사도급계약서에 물가변동 배제특약이 있어 검증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이례적인 자재비·인건비 상승 등을 고려해 양측이 수용 가능한 범위 안에서 합의를 도출했다.
SH공사가 공사비 검증에 나서게 된 건 지난해 3월 서울시가 조합과 시공사의 분쟁 해결을 위해 검증업무를 수행토록 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에서 공사비 갈등이 고조되자 정비사업 공사계약 종합 관리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SH공사는 지난해 10월 공사비검증부를 설치하고 세부계획을 실행했다. SH공사는 공사비 검증의 서류 준비기간이 오래 걸리는 점을 고려해 제출서류를 간소화했다. 검증 과정에서 검토한 사항은 조합·대우건설과 계속 공유했다.
SH공사는 신반포22차 재건축에 대해서도 공사비 검증을 진행해 8월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초 계약 당시에는 공사비가 3.3㎡당 569만 원이었으나 현대엔지니어링은 7년 만에 2.3배 늘어난 3.3㎡당 1300만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청했다. 서울시는 "조합이 공사비 증액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설계변경을 줄이고, 고가의 수입 자재보다는 적정 가격의 품질이 우수한 자재를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조합과 시공사의 공사비 인상 갈등으로 주택공급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서울시는 지난 3월 관련 대책을 마련했다. 서울형 표준계약서와 전문가 사전컨설팅 제도, 정비사업 코디네이터 파견제도 등이다. 전문가 사전컨설팅 제도는 정비사업 전문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가가 시공 계약 전 공사도급계약서상 독소조항 등을 검토해 주는 제도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공사비 검증을 통해 행당7구역의 조합과 시공사 간의 긍정적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공사비 검증제도를 적용해 공사비로 인한 갈등 해결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