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랠리, 반도체·지주社가 이끈다

높아진 실적 눈높이

반도체 투톱 'AI 훈풍'
삼성전자·SK하이닉스
영업익 전망치 높아져

HD현대·한화·LS 등
지주사도 호실적 기대

HMM·삼양식품 호재
2차전지·철강은 부진
2분기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반도체 ‘투톱’을 비롯한 실적개선주로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수요 폭발로 관련주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시장 눈높이는 연일 높아지고 있다. 개별 호재가 생긴 식품, 해운 등의 업종에서도 실적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가라앉은 만큼 실적 시즌에 주목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증권사 실적 예상치가 존재하는 248개사의 2분기 영업이익 합산액은 59조3683억원으로 집계됐다. 1개월 전 58조4585억원에 비해 1.55% 상향됐다. 지난해 2분기 33조9409억원과 비교하면 74.9% 급증했다.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이 전체 이익 전망을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는 올 2분기 4조654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개월 전(4조3765억원)에 비해 전망치는 6.34% 더 높아졌다. AI 반도체 훈풍을 타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8조1952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2분기(6685억원)와 비교하면 1125.8% 급증한 금액이다. 최근 한 달 예상치는 변화가 거의 없지만 석 달 전(6조4431억원)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높아졌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고 하락하던 D램 가격도 안정세를 되찾고 있어서다. D램 현물가(DDR4 8Gb 기준)는 지난달 평균 2.1달러로 1월 평균 1.8달러에서 16.6%가량 상승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DDR5 제품과 기업용 SSD 등 프리미엄 제품군의 수요가 증가하며 고가 제품 가격은 지속 상승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HBM 공급도 올 하반기 가능할 전망”이라고 했다.

HD현대와 한화, LS 등 지주사들은 자회사 실적 개선으로 영업이익 전망이 상향됐다. HD현대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7986억원, 한화는 3551억원, LS는 2666억원이다. 각각 한 달 전 대비 9%, 14.2%, 6.1% 증가했다. 연결 자회사 실적이 개선된 게 실적 상향의 배경이다. HD현대는 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일렉트릭이, 한화와 LS는 각각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S일렉트릭 등이 2분기 호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개별 호재가 있는 업체도 전망치가 급격히 상향됐다. 불닭볶음면 수출 호조를 보인 삼양식품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한 달 전 대비 49.3% 상승한 755억원으로 집계됐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해상운임 급등 수혜를 본 HMM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대비 27.3% 상향된 5528억원이었다. 화장품업종 중에서는 브이티의 영업이익이 한 달 새 29.2% 상향, 262억원으로 예상됐다.

2차전지, 철강 등의 업종은 2분기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영업이익은 2859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18.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제철의 2분기 영업이익은 한 해 전 대비 60.6% 줄어든 1833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며 “반도체주 위주로 실적 전망치가 올라가면서 실적 시즌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