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또 폭염 온다…산지 다변화 나선 대형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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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 등 여름과일 저장 어려워때 이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올여름 폭염과 장마철 강수량이 예년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자 대형마트가 과일 등 농산물 수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가격 대란 재발 우려 높아
농가 협력 등 대책 마련 부심
최근 기상청 기후예측모델에 따르면 올해 6~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91~94%, 7~8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많거나 비슷할 확률은 80%로 나타났다. 비가 많이 오면 낙과 피해와 함께 과수가 물을 많이 머금어 당도가 떨어지고 크기도 작아진다. 이상 고온이 지속돼도 일소(햇볕 뎀 현상), 밀 증상(내부가 투명하게 변하는 것) 등으로 상품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여름 제철 과일이 이상 기후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두, 복숭아, 포도, 참외 등 여름 제철 과일은 쉽게 상해 장기 저장이 어렵다는 점이 수급 불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여름 대표 과일인 복숭아와 수박의 수급이 현재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폭염과 폭우가 나타나면 빠르게 악화할 수 있어 안심할 수 없다”고 했다.
대형마트들은 추석 과일 선물 세트의 대표 구성품인 사과와 배의 생육과 수급 여건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최근 사과와 배에 주로 생기는 과수화상병이 중부 지역 과수 농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대형마트들은 대표 작물의 작황 부진에 대비해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롯데마트는 산지를 다변화하고, 기후 피해가 적은 산지의 농산물을 분산 출하할 계획이다. 복숭아는 혹서기 주요 산지를 기존 영남(경북 청도, 경남 함안, 경북 경산)에서 충북, 전북 전주로 옮기기로 했다. 수박은 산지를 충북 음성과 전북 고창에 더해 강원 양구, 경북 봉화, 전북 무주 등 산간 지역·고지대로 확대했다.
이마트는 장마 기간 부족한 일조량을 보완해 농산물 품질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사과·자두나무 아래에 반사 필름을 깔아 흐린 날씨에도 열매가 골고루 빛을 받을 수 있도록 농가와 협력하고 있다. 비교적 오래 저장할 수 있는 작물은 수확 시기를 앞당겨 장마철 전에 물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전용 시설에서 재배해 1년 내내 높은 당도를 유지하는 샤인머스캣의 수급 물량을 늘렸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