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 논란' 알리, 이미지 쇄신 전략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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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수 꺾이자 마케팅 강화지난 15일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인천 영종도에서 연 K팝 축제 ‘위버스콘 페스티벌’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야외 행사장 옆 빨간색 행사 부스였다. 품절된 K팝 굿즈, 뉴진스 새 앨범, K뷰티 제품 등을 추첨을 통해 증정한다는 안내판 위에는 ‘알리가 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중국 e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위버스콘 페스티벌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해 이 부스를 차렸다.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인기 있는 K팝 공연에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려면 주최 측에 적지 않은 돈을 내야 하는데 알리가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알리, 하이브 '위버스콘' 공식 후원
현장서 부스 차려 홍보 효과 노려
테무의 미국 침투 전략과 비슷
알리페이도 국내 결제사업 확대
알리의 韓 스며들기 전략
알리를 비롯해 중국 알리바바그룹 계열사들은 최근 한국 기업과의 공동 마케팅을 늘리고 있다. 초저가를 앞세운 성장 전략이 한계에 부딪히자 국내 소비자에게 친숙한 K팝·K뷰티 기업과 손잡고 ‘이미지 변신’에 나선 것이다.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한국 기업과 공동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산업군별 대표 기업과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 시작이 하이브 위버스콘 공식 후원이다. 알리는 위버스콘 개최 전부터 상품을 구매한 이용자에게 추첨으로 티켓을 주는 행사를 했고, 현장에 부스를 세워 분위기를 달궜다. 국내외 K팝 팬 약 3만 명이 모인 행사장 곳곳에는 알리 로고를 노출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했다.알리가 이 같은 마케팅에 나선 것은 최근 시들해진 알리의 인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지난 3월 정점(887만 명)을 찍고 두 달 연속 감소했다. 4월엔 859만 명, 5월엔 830만 명으로 줄었다. 진출 초기 초저가를 앞세워 이용자를 끌어모았지만, 낮은 품질과 유해성 논란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업계에서는 알리가 K팝 등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쳐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알리페이도 현대百과 ‘맞손’
알리의 이 같은 행보는 테무가 미국에서 영향력을 확대한 전략과 비슷하다. 테무는 지난해 미국 최대 스포츠 축제로 불리는 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 ‘슈퍼볼’의 황금 광고 시간대에 ‘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는 문구를 내보냈다. 1초당 3억원이라는 비싼 돈을 냈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올 1월 테무의 MAU는 전년 대비 300% 증가한 5100만 명을 기록했다. 테무의 급성장에 힘입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모회사 PDD홀딩스(핀둬둬)는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알리바바그룹의 전자금융거래 계열사 알리페이플러스도 최근 현대백화점과 공동 마케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현재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알리페이플러스가 공식 후원하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유로 2024’의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고 있다.
알리페이는 카카오, 네이버와 손잡고 국내 결제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1~5월 롯데백화점의 알리페이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0% 늘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증가율은 152.7%, 현대백화점은 580.8%였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