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는 부모 마음으로…저출산 해결에 팔 걷은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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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육아퇴직하면 3년 뒤 복직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다양해지고 있다. 사회적 약자들을 대상으로 기부금을 전달하는 단순한 형태의 활동을 넘어 수혜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에 나서거나, 회사별로 전문성을 갖고 있는 분야에 특화한 사업 등이 눈길을 끌고 있다.
롯데, 자녀 있는 임직원 자동으로 휴직
한투증권, 어린이 꿈 도서관 다섯 곳 건립
푸본현대생명, 초등생 금융교육 해주기도
○저출생 극복 앞장서는 기업들
KB금융그룹은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초 은행권 중 처음으로 ‘육아퇴직’ 제도를 도입했다. 3년 뒤 재채용 조건으로 퇴직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복귀 시에는 퇴사 당시의 직급과 기본급 등이 그대로 유지된다. 육아휴직 2년과 육아퇴직 3년을 모두 사용하면 최대 5년 동안의 육아기간을 갖게 된다. 또 자녀가 있는 직원들의 출근 시간을 오전 10시로 늦추고 남성 직원들의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도 적극 권장함으로써 부모가 함께 아이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KB금융그룹이 경력 단절 문제 및 저출생 현상 극복을 위해 2018년부터 투입하고 있는 금액은 1250억원으로 추산된다. ‘늘봄학교 및 초등돌봄체계 발전’을 위해 2027년까지 5년간 총 500억원을 지원키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미래 세대의 희망인 청년들의 결혼 및 출산 문제는 더 이상 국가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모두의 숙제”라며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그룹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롯데그룹도 저출생 극복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녀가 있는 임직원들의 자동 육아휴직을 허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 1월에는 지역사회 환원의 일환으로 전라남도 여수시 나진초등학교 용창분교(폐교)에 ‘맘(mom)편한 놀이터’ 27호점을 열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실내 친환경 놀이터를 만들어준 것이다. 롯데는 올해 2개소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또 중소 협력사의 국내외 판로를 넓혀주고, 문화·예술을 통해 동반성장 의지를 다지는 등 상생 경영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협력사 임직원과 가족 1300여 명이 참여한 ‘롯데 행복나눔 동행 콘서트’를 열었다. ‘불타는 트롯맨’ 우승자인 가수 손태진, ‘스트릿 우먼 파이터 시즌 1’의 우승자인 댄서 허니제이, 걸그룹 SES 출신인 뮤지컬 배우 바다 등 쟁쟁한 가수들이 모여 약 100분간 공연을 펼쳤다. 2016년부터 시작한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에선 국내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16회에 걸친 이 행사의 수출상담 실적은 1조3000억원에 이른다.
○‘어린이’가 미래
한국투자증권은 유·청소년 대상의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인천 부평구 해피홈 보육원에 ‘한국투자 꿈 도서관’을 개관했다. 2022년 경기도 양평을 시작으로, 안성, 전주, 음성 등에 이은 다섯번째 꿈 도서관이다. 미래세대의 성장과 자립을 위한 사회공헌도 확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꿈을 꾸는 아이들’ 활동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특기·적성비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업이다. 매년 학업과 예술, 체육 분야에 재능을 가진 학생 50여명을 선발해 정기적으로 후원한다.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어린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책을 읽고,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회장 황영기)이 아동권리증진에 기여한 인물 및 단체에게 시상하는 제4회 대한민국 어린이대상 결과를 보면 착한기업 부문에 넥슨, 매일유업, 유한킴벌리 등 3개사가 선정됐다. 넥슨은 전국에 5개의 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약속했다. 매일유업은 소아암 환자를 위해 멸균 간식을 기부해왔다. 유한킴벌리는 7년간 500만개의 기저귀를 기부한 점이 인정받았다.어린이들의 투표를 거쳐 최고상 수상자가 가려지는 방식이다. 지난달 19일에는 FC서울과 ‘초록우산 스페셜데이’를 기념해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제4회 대한민국 어린이대상 현장 투표소를 운영하기도 했다.
○금융 전문성 활용하는 증권·보험사
하나증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개선을 위한 금융투자에 나섰다. 하나증권은 지난 3월 프랑스계 기업 ‘크레디아그리콜 아시아증권’과 1445억원 규모의 5년 만기 ‘ESG연계 채권 선도 거래’ 계약을 맺었다. 하나증권과 하나증권이 투자한 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 탄소배출량을 줄이면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기존 금리에 더해 가산 금리를 받을 수 있는 계약이다. 하나증권은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연간 나무 3500그루를 심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푸본현대생명은 금융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연 2회 금융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경기 김포시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1사 1교 금융교육’을 실시했다. 1사1교 금융교육은 금융에 대한 이해력를 높이고 금융교육 사각지대를 축소한다는 취지에서 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금융교육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전문 강사가 직접 학교를 찾아 학생들에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사례 중심의 교재와 교구를 활용해 금융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지식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