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제품 하나씩은 꼭 들어간다"…車부품사 디아이씨의 도전 [이미경의 옹기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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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렬 디아이씨 대표 인터뷰
플라스틱 해중합 신소재 사업 진출
오는 9월 양산 테스트 장비 구축
2026년 연간 45만t 재생원료 생산 목표
미국 켄터키 공장 본격 가동
연간 매출 1800억원 달성할 듯
로봇 사업도 신사업 영역으로 '관심'
전동화 부품 전문성 살려
현대차와도 시너지 가능성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려면 신사업을 발굴해야 합니다. 자동차 부품회사가 신소재 사업에 뛰어든 이유입니다."19일 김정렬 디아이씨 대표는 최근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신사업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디아이씨는 자동차 변속기에 들어가는 부품인 기어·샤프트와 전기차 감속기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이 부품과 관련해 국내 캐파(생산능력)와 매출 규모 모두 1위다. 제품은 현대자동차, 현대트랜시스 등에 공급한다. 도로에서 볼 수 있는 모든 현대차에는 디아이씨의 부품이 하나 이상 들어가있는 셈이다.
◆신소재 사업 진출…본업 '전동화 부품'도 지속 연구·개발
디아이씨는 올해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플라스틱 재생원료를 만드는 신소재사업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굴 껍데기 폐기물을 활용해 폐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해중합 기술을 개발해 작년 말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해중합은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얇은 가루로 만들어 유해 물질을 걸러낸 뒤 플라스틱 재생원료로 만드는 방식이다.회사는 오는 9월 양산 테스트 장비를 구축해 연말까지 재생원료를 시생산할 계획이다. 올해 재생원료 목표 생산량은 하루 100㎏이다. 내년에는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하루 생산량을 400㎏로 늘릴 방침이다. 김 대표는 "양산에 성공하면 2026년엔 연간 45만t의 재생원료를 만들어 향후 6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본업인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는 산업 흐름에 맞춰 전동화 부품을 선제적을 개발해 선도적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디아이씨는 2019년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전자식 변속 레버(SBW)를 최초로 국산화한 이력이 있다. 제품은 2021년부터 현대·기아차에 적용되고 있다.
김 대표는 "SBW는 기계적으로 연결된 기존 시스템과 달리 운전대를 접거나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어 차량 실내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며 "전기차 필수 부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부품인 만큼 향후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디아이씨는 감속기, 전자식오일펌프(EOP), 전동식워터펌프(EWP), 구동모터 등 다양한 전동화 부품을 선행 개발해 양산 준비 중이다.
◆美공장 본격 가동…로봇 사업도 '관심'
김 대표는 올해 본격 가동에 들어간 미국 공장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회사는 2017년 미국 트럼프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에 맞춰 켄터키주에 현지법인과 공장을 설립했다. 김 대표는 "공장 설립 직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정상 가동이 늦어졌다"며 "지난 4월부터 제품 양산에 들어간 만큼 2026년엔 디아이씨의 주요 성장축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켄터키 공장에서는 변속기 핵심부품과 감속기 구동모터 부품을 연간 55만대, 33만대 씩 생산할 예정이다. 올해 4분기에는 현대모비스에 공급할 감속기 부품도 이곳에서 양산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올해 2분기부터는 폭스바겐에 들어가는 기어 부품도 미국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며 "켄터키 공장의 매출은 연간 18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동화 부품 전문성을 살려 로봇 시장 역시 신사업 영역으로 눈여겨보고 있다. 김 대표는 "로봇의 핵심 세 가지 영역은 감속기, 모터, 제어기"라며 "평소 디아이씨가 연구·개발·생산했던 고도화했을 때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주요 공급처인 현대차가 미국 로봇업체를 인수하는 등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협력사로서 시너지효과도 낼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김 대표는 "현재 로봇용 감속기는 자체개발을 끝냈고 제어기와 모터를 개발 중"이라며 "'1가정 1로봇'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