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재킹' 여진구 "'하정우 연기 어떻게 하나 보자'는 분위기, 저도 일조했죠" (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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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구 '하이재킹'서 롤모델 하정우 만나배우 여진구가 '하이재킹'에서 함께한 성동일, 하정우에 대해 "도사 같았다"고 표현했다.
"성동일·하정우는 도사 같은 선배"
"낭만 있는 현장, 기억하려고 노력"
17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만난 여진구는 "성동일 아버지와 하정우 형님은 여객기 조종실 안에 항상 앉아계셨는데 그 공간이 도사님들 앉아있는 곳 같았다"며 "촬영 중 도사에게 하듯 질문도 많이 드리고 연기 어떻게 보셨나요 물었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경지에 계신 것 같다"고 귀띔했다.여진구는 아역 시절부터 하정우를 롤모델로 꼽아왔다. 이에 대해 "형에게 한두 번 수줍게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배우로서 롤모델이기도 하지만 형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하정우에 대해 "역시 즐거워야지 뭐든지 하고 싶어진다는 것을 알려준 형"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하이재킹' 촬영 현장에 대해 "너무 유쾌하고 즐거워서 떠나기 싫어질 정도였다. 모든 장면을 심도 있게 고찰하고 리허설하고 하나도 허투루 넘어가지 않는 집요함이 있었다"며 "옛날에 선배들이 말하는 낭만 있는 현장이지 않았나. 기억 속에 잘 담아두려고 노력했다. 저도 점차 연차가 쌓였을 때, 동료 배우들과 함께 일해주는 스태프들을 재밌게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하정우는 '하이재킹' 속 승객들이 대부분 연극 무대에 잔뼈가 굵은 배우들이라 밝히며 "'하정우 연기 어떻게 하나 보자'란 느낌이 들었다"며 부담감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여진구는 "거기에 저도 약간 일조하지 않았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여진구는 승객 역을 맡은 50여명의 배우에 대해 "한없이 감사했다. 오히려 저는 응원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용대 역은 표출해야 하는 감정이 많은데 항상 저를 리액션으로 응원해주고 계셔서 승객 배우들 눈을 보는 순간 확실하게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971년 대한항공 여객기 납치 미수 사건을 모티브로 한 '하이재킹'에서 여진구는 '빨갱이'라는 누명 아래 차별과 괄시를 받으며 살다 여객기 납치를 시도하는 용대 역을 연기했다. 그는 납북된 일부 사람들이 북에서 영웅 대우를 받는다는 뉴스를 보고 북으로 갈 결심을 한다. 여진구는 하이재킹 과정에서 단순한 악인으로 비칠 수 있는 용대를 입체적으로 완성하며 잊을 수 없는 '날 것'의 눈빛을 선보인다. 오는 21일 개봉.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