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인기 대만보다 미국서 더 뜨거워…차익거래 투자자 난감

인공지능(AI) 열풍의 대표 수혜주인 TSMC 주식이 대만 본토보다 미국에서 더 인기를 끌면서 차익거래 투자자들이 고통스러워지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분기 TSMC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와 대만 증시 상장 원주 간의 가격 차이가 2009년 이후 가장 커졌다고 자체 데이터를 인용해서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의 분석 결과, TSMC 원주 대비 ADR 가격이 얼마나 비싼지를 뜻하는 프리미엄은 이번 분기에 평균 17%였다.

TSMC의 ADR은 14일 기준으론 대만 원주 대비 약 21% 비싸게 거래됐다.

대만 증시가 휴장이던 2월 설 연휴 때는 ADR 프리미엄이 30%까지 치솟았다. TSMC의 ADR 프리미엄 5년 평균은 8% 미만이다.

ADR 프리미엄이 커지면 원주와 ADR 간의 차액을 노리는 차익거래 투자자들은 손실이 날 가능성이 커진다.

차익거래란 같거나 비슷한 자산이 다른 시장에서 가격이 다를 때 그 차액을 이용해서 수익을 내는 거래로, TSMC 차익거래 투자자들은 대만 원주를 매수하고 ADR을 공매도하는 거래를 한다. 픽테트 자산운용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장기적으로 정당한 가치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지만 ADR 프리미엄이 더 올라갈 수 있고 그러면 많은 고통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TSMC의 ADR 가격은 올해 들어 14일까지 66% 뛰었는데 대만에서 원주 주가는 55% 올랐다.

ADR은 외국인 투자자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어서 주가 상승 폭이 더 컸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리서치 업체 페리스코프 애널리틱스 관계자는 "모든 외국인 투자자가 대만 증시에서 주식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ADR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등과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은 TSMC ADR을 사야 한다.

또, 대만 본주는 펀드 내 편입 한도가 다 찬 경우가 많기 때문에 펀드매니저들이 더 사들이기 어렵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