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의대 시체 영리 해부교육 의혹…정부 "해부교육 전수 조사"

전국 의과대 63곳에 영리 목적 해부 참관 중단 요구
보건복지부가 치과대와 한의과대를 포함한 전국 의과대학 63곳에 영리 목적의 시신 해부 참관 교육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17일 밝혔다. 최근 일부 의대에서 헬스 트레이너, 필라테스 강사 등 비의료인을 대상으로 유료 카데바(해부용 시신) 해부강 강의가 공공연하게 개설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치에 나선 것이다.

복지부는 각 대학들로부터 최근 3년 간의 해부 교육 자료를 제출하도록 해 전수 조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영리 목적의 시신 활용 금지 명확화, 해부 관련 심의 의무화 및 참관 가능 범위 등을 포함해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도 개정할 계획이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행법상 해부 행위 자체는 자격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지만 참관에는 제한 규정이 없어 위법은 아니다. 하지만 시신 기증자와 유족의 숭고한 의사를 고려했을 때 영리 목적의 해부 참관 수업은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사실상 금지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카데바 부족 문제는 4달간 이어지는 의정갈등 국면에서 의료계가 의대 증원의 부적절성을 주장하는 근거로 활용돼왔다. 의대 증원이 이뤄질 경우 카데바 부족 문제가 심화되며 의대 교육이 부실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지난 3월21일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이 "현재 국내에서 1년에 기증되는 카데바는 약 1200구이고, 의대에서 활용되는 것은 800구, 활용되지 않은 400구가 있는데 의대 별로 부족한 곳이 있다"며 "기증 단계에서 카데바의 재배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만일 부족하다면 수입도 고려하겠다"고 발언하자 의료계는 맹비난에 나선 바 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