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한수원과 '원팀' 꾸려…국내 첫 소형모듈원전 짓는다

4조 들여 특수목적법인 설립

TK신공항 산단에 680㎿급 추진
2033년 가동…첨단기업 유치

홍준표 대구시장(왼쪽)과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7일 대구시청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대구·경북(TK) 신공항 인근에 조성될 군위군 첨단산업단지에 소형모듈원자로(SMR)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대구시와 한국수력원자력은 17일 시청 산격청사에서 TK신공항 첨단산단 내 ‘680㎿ SMR’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2033년 상업 발전 시작을 목표로 국내 최초 SMR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총 사업비는 4조원이며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전액 민자로 진행한다.

SMR은 말 그대로 소형 원자로다. 노심과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이 배관으로 연결된 대형 원전과 달리 주요 부품을 모듈화한 게 특징이다. 지진 등에 대비해 안전성이 높고 사고 발생 시에도 자연 냉각이 가능해 대형 원전보다 1000배 이상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 비용이 비싸고 냉각수를 확보하기 위해 해안과 강변에만 지어야 하는 대형 원전의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다.

이번 업무협약은 정부가 지난 5월 제11차 전력기본계획안에서 SMR 1기 도입을 발표한 후 가장 먼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추진하는 것이다.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부지 적합성과 경제성 등 타당성 조사, 탄소중립 도시 조성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우리 기술로 개발한 혁신형 SMR(i-SMR) 모델을 설치한다는 계획”이라며 “2028년까지 표준설계 인가를 받아 2033년 상업 발전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한수원, 민간 건설사와 함께 입지의 사전 타당성 조사를 2026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구시는 이 사업으로 입주 기업의 에너지 비용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 군위 첨단산단에 대기업 유치를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