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노동개혁 당위성, 세계 최고 학술지서 인정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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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 In‘노조 협상력이 강하면 법인세 인하 효과가 사라진다’는 내용의 국내 민간 연구소 논문이 세계 최상위급 학술지에 게재된다. 논문을 쓴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장은 17일 “한국의 노동 개혁이 필요하다는 당위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더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전문가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 원장
해외 학술지에 中企 논문 게재
"임금협상서 노조 협상력 강할때
법인세 인하해도 고용 감소 입증"
최저임금·주 52시간 등 현안 천착
라 원장이 작성한 논문은 지난해 7월 발표한 ‘법인세의 고용 효과와 노조 협상력’이다. 이 논문은 세계 최상위 등급의 국제학술지 ‘경제 분석 및 정책(Economic Analysis and Policy)’에서 승인받아 이르면 다음주 전문이 게재될 예정이다. 이 학술지는 미국 톰슨사이언티픽에서 제공하는 사회과학인용지수(SSCI)에 등재돼 있다. 2022년 영향력지수는 ‘6.5’로 경제 분야에서 세계 최상위 등급(Q1)에 속하는 학술지다. 국내 연구진 논문이 이 정도 등급의 학술지에 오르는 일은 드문 사례로 꼽힌다.톰슨사이언티픽은 자연과학인용지수(SCI)와 SSCI를 제공하는 학술정보 전문 민간기관이다. SSCI는 논문 게재 거절률이 90%에 이를 정도로 엄격한 기준을 제시한다. 노벨경제학상도 SSCI 인용지수를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 원장은 “임금 협상에서 노조 협상력이 강할 때 법인세를 인하하면 오히려 고용이 줄어든다는 것을 이번 논문을 통해 입증했다”며 “권위가 높은 학술지도 노동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논문에 따르면 노조 협상력이 강한 상황에서 법인세를 10% 내릴 때 총고용이 기업 규모에 따라 0.01~0.25% 감소한다. 동시에 노조 협상력도 10% 약화하면 총고용이 3.93~4.2% 증가한다는 것이다. 라 원장은 “이런 결과가 발생하는 주된 이유는 임금 협상에서 노조 협상력이 강하면 임금 프리미엄이 커져 법인세 감면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라며 “노조 협상력을 줄이기 위해선 미국, 독일과 같이 사업장 내 쟁의행위를 전면 금지하고 쟁의행위 기간 중 대체근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 원장은 그동안 국내외 정상급 학술지에 논문 18편을 게재하는 등 지속적인 성과를 인정받아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주요 연구 성과는 최저임금, 주 52시간 근로제 등 노동 개혁 분야를 비롯해 4차 산업혁명 대응, 가업 상속 등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노동계를 비판하는 연구 논문을 다수 발표해 노동계의 원성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는 “시장경제의 원리와 시사점을 널리 전파해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과학적이고 통계적인 기반의 논문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파이터치연구원은 경제정책 전문 연구기관으로 기획재정부의 허가를 받은 재단법인이다. 라 원장은 육군사관학교(53기) 출신 경제학도로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2009년 서울대 국제대학원을 수석 졸업한 후 연구경력을 쌓다가 2018년부터 파이터치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