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IPO 호재…현대차도, 부품주도 '씽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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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 기대감에 급등현대자동차 인도 법인의 기업공개(IPO)가 가시화하자 함께 현지 사업을 하는 부품사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인도가 중국과 같은 거대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자동차 부품주 랠리를 이끌고 있다. 글로벌 톱 완성차 업체로 올라선 현대차·기아의 수익성이 개선되며 부품사도 낙수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3.9% 올라 27만8500원
재평가 기대에 역대 최고가 경신
서연이화, 12% 올라 2만900원
에스엘·HL만도, 5% 넘게 올라
인도 비중 큰 화신, 한달새 40%↑
印 IPO 나비효과 기대…부품사 급등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3.92% 오른 27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1426억원)과 기관(-1397억원)이 동반 순매도에 나서며 0.52% 떨어졌지만, 현대차는 인도 법인 IPO에 따른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에 종가 기준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현대차를 각각 571억원, 32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기아 또한 5.22% 오른 12만9100원에 마감했다.자동차 부품사들도 주가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현대차그룹 1차 부품사인 화신은 이날 14.26% 상승한 1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7일에 비해 화신 주가는 40.8% 급등했다. 화신은 인도 매출 비중이 18% 수준으로 국내 부품사 중 가장 높다. 서연이화 역시 이날 12.06%로 가파르게 오르며 2만900원에 마감했다. 에스엘은 5.49% 상승한 4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회사의 한 달간 주가 상승률은 각각 17.4%, 24.5%에 달한다. 이날 5.34% 뛴 HL만도는 한 달 동안 주가가 24.2% 올랐다.현지 사업 호조로 부품사가 동반 성장할 것이란 기대가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 주요 부품사들은 대부분 인도에 동반 진출했다. 현대차가 인도 IPO를 통해 40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현지에 재투자하면 중장기적으로 인도 최대 완성차 업체에 오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기아는 1위 마루티스즈키에 이은 인도 시장 2위 업체다. 현대차는 지난해 8월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수한 현지 탈레가온 공장을 내년부터 가동해 1위 추격의 고삐를 죌 계획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부품사들은 인도 현지에서 현대차그룹을 근접 지원하고 있다”며 “향후 인도 시장 판매량 증가와 부품사 외형·이익 성장폭은 비례할 것”이라고 했다.
완성차 수익성 레벨업 낙수 효과도
부품사들의 중장기적 실적도 개선세를 나타냈다. 현대차·기아가 중국 사업 부진을 딛고 미국과 인도, 유럽에서 선전하며 글로벌 톱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하자 낙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성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2021년 각각 5.68%, 7.25%의 영업이익률에 그쳤지만 지난해 9.3%, 11.63%로 크게 높아졌다.부품사 영업이익률도 덩달아 개선됐다. 에스엘은 같은 기간 3.68%에서 7.98%로, 화신은 1.95%에서 4.64%로, 서연이화는 3.03%에서 5.4%로 증가했다. 특히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3.4% 늘어난 139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에스엘의 영업이익률은 11.1%로 같은 기간 현대차(8.75%)를 웃돌았다. 올 10월 가동되는 미국 조지아 신공장(메타플랜트)이 가져올 효과도 기대된다. 애초 전기차 전용공장으로 계획했지만 수익성이 좋은 하이브리드차를 혼류 생산할 예정이어서 부품사 이익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의 수익성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부품사에 대한 단가 책정 환경도 우호적”이라며 “자동차 부품 밸류체인에 관심을 둘 시기”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