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승객만 7만 명…자율주행 대중화, 올해가 분기점

산업 리포트

전국 14개 노선서 40대 운행
정부, 하반기 28대 추가하기로

강남에 연내 택시 서비스 등장
지방선 '대중교통 부족 해결사'
KT·카카오 등 시장 선점 경쟁
사진=뉴스1
운전자의 조작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차가 전국을 누비고 있다. 실제 승객을 태우는 자율차 노선은 14곳. 운행 대수도 40대에 이른다. 서울에선 자율차 누적 이용객이 7만 명을 넘어섰다. 자율주행 대중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국 곳곳에서 자율차 운행

17일 국토교통부, 지방자치단체, 자율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자율차 시범운행지구 실증서비스’ 제도에 따라 운행되는 차량은 이달 기준 총 39대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국내 업체가 법령에 구애받지 않고 자율차를 활용한 유상 서비스를 테스트할 수 있다.자율차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지역은 서울이다. 상암(9대), 청계천(3대), 청와대(2대), 여의도(2대), 중앙버스 전용차로(2대) 등을 총 18대의 자율차가 달리고 있다. 서울시 자율주행차의 누적 운행 거리는 25만4832㎞로 집계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휴일과 폭우, 폭설의 기상 악화로 운행을 중단하는 일이 있어 실제 운행 일수는 주 4~5일 정도”라며 “하루 평균 운행 시간은 6시간 선”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에선 자율차가 대중교통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버스 배차 간격이 긴 강원 강릉시, 충북 혁신도시(충북 진천군·음성군 등) 등이 자율차를 적극 활용 중이다. 이 지역을 다니는 자율차는 총 7대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방 벽지 노선에선 사용자 요청이 있을 때 수요응답 방식으로 자율차를 운행한다”며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는 노선을 빈 버스가 돌아다니는 사례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시내버스가 끊기는 심야는 자율차를 테스트하기 좋은 시간대다. 교통량이 많지 않아 사고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부터 합정역∼동대문역 구간의 중앙버스전용차로에서 평일 오후 11시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5시10분까지 자율차 ‘심야 A21’을 운행하고 있다. 지난 5개월 동안 사고나 고장 없이 8300㎞ 정도 달렸다.

한국의 상용 자율주행차 수준은

국내 자율차 시장에 뛰어든 기업은 다양하다. KT와 카카오모빌리티, 롯데이노베이트 등 대기업과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공존하는 구조다. 라이드플럭스, 에스유엠,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등의 스타트업이 대기업과 경쟁 중이다.

자율차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 강남 지역에서 정해진 노선이 없는 자율차의 운행도 예정돼 있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 승객이 탈 수 있는 자율주행 차량을 전국에 28대 추가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자율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기술 수준을 조금 더 높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국내 업체 대부분은 기술력이 ‘자율주행 3단계’ 수준이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모든 운전을 담당하지만, 위험 상황에선 운전자에 운전대를 넘겨야 한다는 뜻이다. 미국과 중국에선 4단계의 완전 자율주행 상업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자율주행 4단계는 사람 운전자의 개입이 거의 없는 것을 의미한다. 자율차의 기술 수준이 사고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높아졌다고 여기는 것이다.업계에선 자율차의 대중화를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케츠앤드마케츠는 글로벌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가 2030년 1332억달러(약 18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주완/황동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