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상임위 배분, 野 11개·與 7개가 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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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상임위 독식엔 선 그었지만우원식 국회의장이 늦어도 이달에는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일방적 원 구성”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국민의힘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상임위원장 배분은 ‘더불어민주당 11개·국민의힘 7개’가 타당하다고 밝혔지만, 제시한 기한 내에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민주당에 18개 상임위를 몰아줄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내주까지 마무리" 與 압박
재분배 두곤 "여야가 풀 문제"
'중재자 역할에 소극적' 비판
우 의장은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 임시국회 일정을 지키겠다”며 “여야가 빨리 상임위 구성에 합의해달라”고 말했다. 또 그는 “6월 임시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대정부질문 등을 원활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 상임위 구성을 마무리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당초 민주당은 나머지 7개 상임위 위원장을 선출하기 위해 이날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며 우 의장을 압박했다. 원 구성 협상을 거부하며 ‘특위 정치’에 나선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어린아이처럼 징징대지 말라”(박찬대 원내대표)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우 의장이 오늘 본회의를 개최하면 역사의 오명으로 남을 것”(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이라고 맞섰다.
여야의 압박을 받은 우 의장은 민주당이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가져가 18개 상임위를 모두 차지하는 데 대해 “국민의힘을 지지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민주당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우 의장은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국정을 운영하는 집권 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조속히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하라고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출신인 우 의장이 원 구성 관련 핵심 쟁점인 법제사법위원회·운영위원회 등 상임위 배분 문제는 외면한 채 의장으로서 중재자 역할을 저버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 의장이 ‘11 대 7’인 상임위 배분에 대해 “여야가 협상할 문제”라며 거리를 뒀기 때문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반쪽 의장’이 만들어낸 ‘반쪽 국회’가 탈선의 길로 폭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