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카자흐' 제네시스 출격

G90 등 3분기부터 첫 현지 생산
신흥국서 고급차 가능성 테스트
현대자동차가 카자흐스탄 아스타나모터스의 알마티 조립생산(KD) 공장에서 오는 3분기부터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위탁 생산을 시작한다. 현대차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20여 개 해외 조립생산 공장 가운데 제네시스를 현지에서 만드는 것은 카자흐스탄이 처음이다. 중앙아시아 등 신흥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성장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자동차 기업 아스타나모터스는 알마티 공장 현대화 프로젝트를 최근 마치고 제네시스 전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 베트누르 네십바에프 아스타나모터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투자자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난달 말 알마티 공장 리모델링을 마치고 시험 생산한 차량이 처음으로 출고됐다”며 “올가을부터 제네시스 주요 차종의 상업 생산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카자흐스탄 알마티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네시스 모델은 프리미엄 세단 G90 등 5종이다. 전기차 모델은 제외됐다. 알마티 공장 전체 생산 능력은 연간 4만5000대 수준이다. 제네시스 생산 물량 목표는 연간 수백 대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자흐스탄은 현대차가 최근 공략을 강화 중인 대표적인 신흥 시장 중 하나다.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카자흐스탄에서 모두 7만1220대를 판매했다. GM(2위·4만6288대·23%)을 제치고 현지 시장 점유율 1위(35%)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급차 시장만 따로 떼면 여전히 독일과 일본 브랜드에 밀리고 있다. 제네시스는 작년 카자흐스탄에서 6대 판매되는 것에 그쳤다.

제네시스 현지 생산을 통해 이 같은 판세를 뒤집겠다는 것이 현대차의 복안이다. 알마티 공장은 2020년부터 가동 중이다. 쏘나타와 싼타페 등 11개 모델을 조립 생산하고 있다. 알마티 공장 인근 10만㎡ 규모 부지에 협력사 영산, 모트렉스 등의 현지 공장 건설도 지원할 예정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제네시스를 생산하는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