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경쟁력, 이렇게 변할 줄은…" 평가 결과에 '깜짝'

韓 국가경쟁력 20위 '역대 최고'
30·50클럽 중 美 이어 2위

스위스 IMD 2024 국가경쟁력 평가
기업효율성 33위→23위 급상승

보건인프라 순위 14위→17위 하락
조세정책 8계단 급락…조세 부담↑
한국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2024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지난해보다 8단계 상승하며 사상 최고 순위인 20위를 기록했다. ‘30·50클럽(국민소득 3만달러·인구 5000만명)’ 7개국 중에선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D는 이날 이런 내용의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1997년 처음 평가 대상국에 들어간 한국은 2020~2021년 23위를 유지하다가 2022년 27위, 2023년 28위로 내려갔다. 올해 한국은 30-50클럽 7개국 중 미국(12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인구 2000만명 이상인 30개국 중에선 캐나다(19위)에 이어 20위에 이름을 올렸다.IMD는 △경제 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4대 부문에서 통계 ·설문 지표를 종합해 순위를 매긴다. 한국은 올해 기업 효율성 부문 순위가 10계단(33위→23위) 상승했다. 생산성·효율성(41위→33위), 노동시장(39위→31위), 금융(36위→29위), 경영 관행(35위→28위), 태도·가치관(18위→11위) 등 모든 지표가 개선된 결과다.

인프라 부문 순위도 16위에서 11위로 5단계 상승했다. 기본인프라(23위→14위), 기술인프라(23위→16위), 과학 인프라(2위→1위), 교육(26위→19위) 분야 순위가 올랐다. 다만 보건·환경 분야가 29위에서 30위로 떨어졌는데, 보건 인프라 지표 순위가 14위에서 27위로 급락한 여파로 풀이된다.
경제성과 부문 순위는 14위에서 16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성장률(44위→34위), 총고정자본형성(51위→40위) 지표가 개선되면서 국내경제 분야 순위는 11위에서 7위로 4계단 올랐다. 하지만 국제무역(42위→47위), 국제투자(32위→35위), 물가(41위→43위) 분야가 소폭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3.6%)은 영국(6.8%), 호주(5.6%) 등에 비해 낮고 캐나다(3.9%)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렌트비, 주요 도시 생계비 등 다른 항목들의 물가 수준이 순위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정부 효율성 부문 순위는 지난해 38위에서 올해 39위로 떨어졌다. 재정(40위→38위), 기업 여건(53위→47위), 제도 여건(33위→30위), 사회 여건(33위→29위) 등 대부분 분야 순위는 개선됐다. 하지만 조세정책 분야 순위가 26위에서 34위로 8계단 급락하면서 정부 효율성 순위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조세정책 순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부담이 높을수록 순위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은 2022년 기준 GDP 대비 총조세(32위→38위)·소득세(35위→41위)·법인세(48위→59위) 등의 조세부담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올해 IMD 국가경쟁력 평가 대상 67개국 중 1위는 싱가포르가 차지했다. 지난해(4위)보다 세 계단 상승했다. 이어 스위스 덴마크 아일랜드 홍콩이 2~5위에 올랐다. 중국은 지난해 21위에서 14위로 올랐고, 일본은 35위에서 38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22위로 한국을 앞섰던 독일은 올해 24위로 떨어지며 한국(20위)보다 네 계단 아래에 자리했다.

박은정 기재부 거시정책과장은 "평가 결과를 참조해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 정책 기조에 따라 기업 효율성 제고를 더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 세제 합리화, 기회균등 등 정부 효율성 제고,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및 수지개선 등 경제성과 개선, 인프라 구축 등 종합적인 국가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