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환 치워라"... '연신내역 사고' 두고 노-노 갈등 불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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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통합노조', 분향소에 근조 화환 배치연신내역에서 발생한 서울교통공사 직원의 사망 사고를 두고 공사 양대 노조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사망 직원이 속한 노조가 타 노조의 근조 화환을 거부하면서다. 공사 내부적으로는 노동 문제에서 분열된 모습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노총 "조합원도 아니면서…당장 치우라"
18일 노동계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통합노동조합(한국노총) 차량본부는 전날부터 공사에 대자보를 내고 "직원 사망시에도 노조를 따져야 하냐"며 서울교통공사노조(민주노총)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있다.9일 서울지하철 3호선 연신내역에서는 공사 전기관리소 직원이 감전 사고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공사는 사건 발생 후 본사를 비롯해 사당, 한강진 등 7개 별관과 지축차량기지 등 11개 차량기지에 분향소를 설치해 해당 직원을 추모했다.
한국노총 산하의 통합노조 차량본부는 본부 명의로 각 기지에 추모 화환을 배치했다. 화환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사망한 직원은 민주노총 산하 교통노조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통노조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통합노조 차량본부에 따르면 김태균 교통노조위원장은 차량본부 측에 전화를 걸어 "당신네 조합원도 아닌데 왜 근조화환을 보냈냐"며 "당장 치우라"고 요구했다. 이어 "분향소도 우리(교통노조)가 설치했다"며 "무슨 근거로 화환을 보냈는가"라며 화환에 담긴 문구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통합노조 차량본부는 유감을 표시했다. 차량본부 측은 대자보에서 "직원 사망에도 노동조합을 따져서 분향을 해야 하냐"며 "실수한 것이 있다면 미리 연락해서 소통을 못 한 것"이라 반문했다. 이어 "조직 간의 예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 노조 위원장이 본부장에게 근조화환을 치우라고 하는 처사는 분명히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통합노조 차량본부가 화환에 적은 문구에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노조가 교통노조를 지적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것이다. 교통노조 관계자는 "해석의 문제"라며 "교통노조가 노조원을 지켜주지 못한 것을 통합노조가 미안해하는 것처럼 읽혀 갈등이 생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교통노조는 대자보에 대해 별도로 입장을 내지는 않을 방침이다.
교통노조는 연신내역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와 공사의 책임을 강하게 묻고 있다. 교통노조는 전날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와 공사가 적자 해소를 이유로 인력 감축을 추진하면서 현장 인력이 줄고 있다"며 "대규모 인력감축-구조조정 계획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공사 내부적으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근로자 사망에 대한 조사가 공식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양 노조가 소모적인 기싸움에만 골몰한다는 것이다. 한 공사 직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마당에 굳이 싸우려는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시온/최해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