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얼어붙은 음악" 괴테의 말대로… 음악을 건축과 회화로 풀다

서울 종로구 공간위크앨리 강상훈 개인전
‘음악과 건축이 접목된 나의 세상’ 26일까지
강상훈, ‘Bolero’ by M. Ravel-Series IV, 2024
“건축은 얼어붙은 음악이다”

독일의 철학자 괴테가 남긴 말이다. 이 문장을 운명처럼 만나 회화 작가로의 인생을 선택한 한 남자가 있다. 건축가 출신의 회화 작가 강상훈이다. 그는 대학 시절 기계공학을 배운 뒤 건축대학원을 다니며 건축가의 삶을 살았다. 프랑스로 넘어간 그는 그곳에서 작은 갤러리 하나를 열었다. 어릴 적부터 가진 예술에 대한 갈증을 스스로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다른 작가들의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는 그가 가진 근본적인 갈망을 채울 수 없었다. 그 때 강상훈은 괴테가 남긴 말을 우연히 읽게 됐다. 그는 그렇게 건축과 미술, 그리고 음악을 접목한 회화 작가가 되기로 했다.

음악과 건축, 그리고 미술의 세계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강상훈의 전시가 찾아왔다. 서울 종로구 공간위크앨리에서 열리는 개인전 ‘음악과 건축이 접목된 나의 세상’에서다. 그는 음악에서 느낄 수 있는 리듬, 멜로디, 그리고 감동적인 선율 등을 시각적 형태로 캔버스 위에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추상적인 것을 어떻게 눈으로 볼 수 있는 그림으로 구현해낼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작업의 출발점인 셈이다.

강상훈은 "건축과 음악은 서로 다른 매체이지만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창의적인 분야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괴테가 말한 ‘얼어붙은 음악’을 스케치북에 담아보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전시를 위해 가지고 나온 그림에는 건축의 정형적인 구성 사이에서 음악이 주는 운율감이 느껴진다. 전시는 26일까지 이어진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