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연돈 사장들 "백종원에 다 속았다"…더본 "사실과 달라"
입력
수정
"개점 후 매출 줄더니 폐점 수순"“광고는 하루 400(만원), 실제로는 하루 40(만원).”
점주들 단체행동…본사에 대응 및 개선책 요구
더본코리아 "과장된 매출, 수익률 약속한 적 없어"
백종원 대표(사진)가 이끄는 더본코리아 가맹사업 브랜드 중 하나인 '연돈볼카츠' 점주들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본사가 허위·과장으로 매출과 수익률을 약속하며 가맹점을 모집했다는 주장이다. 반면 더본코리아는 일부 점주들 주장에 대해 "사실과 명백히 다른 부분이 있다"며 반박하고 있다.연돈볼카츠 점주들은 18일 서울 강남구 연돈볼카츠 가맹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를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날 본사로부터 피해를 보았다고 호소한 점주들은 "오픈 후엔 나 몰라라 가맹점은 망해간다", "과장된 매출 광고 가맹점주 다 속았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에 나섰다.
연돈볼카츠 점주들은 본사가 월 3000만원 이상의 예상 매출을 제시하며 가맹점주들을 끌어모았으나 실제 매출은 예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매출 대비 수익률도 20~25%라고 했지만 실제론 7~8% 수준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임대료·운영비·배달 수수료까지 부담하면 남는 게 없다"고 했다. 특히 가맹점 모집에 앞서 홍보용 홈페이지에선 일 최고 매출이 339만~468만원이라 광고했으나 실제로는 하루 40만원선에 그쳤다는 주장이다. 결국 하나둘 폐점을 하는 상황에 달했다.
공정위에 등록된 연돈볼카츠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2022년 연돈볼카츠 점포당 연평균 매출액은 2억5970만원이었으나 지난해 1억5690만원으로 1년 새 40%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규호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 공동회장은 “매출이 떨어진 가맹점에 대해 본사의 대응이 적극적이지 않았다. 초창기 가맹점이 83여개까지 늘어났으나 현재 30여개 남짓 남은 상황”이라고 했다. 권성훈 사무국장은 “가맹점주들은 생존을 위해 본사에 개선을 요구했으나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며 “우리는 재정적 손실, 정신적 고통, 미래에 대한 불안감까지 감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점주들이 필수품목 가격 인하나 판매 가격 인상 등의 대책과 함께 책임 있는 브랜드 관리를 요구했으나 본사가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매출 상승과 매장 수익성 강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피해를 보았다고 밝힌 한 연돈볼카츠 점주는 “2022년 매출이 급속도로 떨어진 상황에서 본사는 신제품 개발 외엔 다른 대안이 없었다”며 “점주들이 각자 아이디어를 제공했으나 본사에서는 안 된다는 말만 돌아왔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가맹거래사업 분쟁조정협의회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지만 본사가 중재안을 거부했다고 부연했다.이날 점주들은 “지속된 본사의 해결 의지 없는 무성의한 태도에 가맹점주들의 금전적, 정신적 피해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본사는 갑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가맹점주의 피해를 키우는 행위를 멈추고 이제라도 가맹점주들이 생존할 수 있는 성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반면 더본코리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본사는 연돈볼카츠 가맹점의 모집 과정에서 허위나 과장된 매출, 수익률 등을 약속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가맹계약 등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전국 매장의 평균 매출, 원가 비중, 손익 등의 정보를 객관적인 자료에 기초해 투명하게 제공했다”고 반박했다.더본코리아에 따르면 2022년 월 매출 1700만원 수준의 예상매출산정서를 가맹점에 제공했다. 가맹사업법에 의해 직전 사업연도 말 기준으로 가맹본부와 가맹계약을 체결 및 유지하는 가맹점 수가 100개 이상인 가맹본부는 가맹희망자에게 해당 매장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액을 서면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를 ‘예상매출액산정서’라고 하는데, 이를 작성하는 방식은 가맹사업법에 의해 규정돼 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들의 월평균 매출은 동종 테이크아웃 브랜드의 월평균 매출과 비교해 낮지 않은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또 더본코리아는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물품 대금 인하 등을 진행했다”며 “물품 대금 인하나 가격 인상을 일방적으로 거부했다는 일부 가맹점주들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연돈볼카츠 가맹점과 관련해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주요 메뉴의 원재료 공급가를 평균 15% 수준으로 인하했고, 신메뉴 출시 후에는 해당 메뉴의 주요 원재료 공급가 역시 최대 25% 수준으로 인하했다는 게 회사의 입장. 회사 측이 제공한 ‘연돈볼카츠 본사 지원 내역’에 따르면 이 기간 리얼치즈까스의 공급가는 3만8000원 내린 가격에, 볼카츠 고기 반죽 공급가는 1만1000원 인하한 가격에 각각 공급됐다.아울러 “연돈볼카츠의 가맹점 수 감소는 대외적 요건 악화와 다른 브랜드로의 전환 등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코로나 신종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외식 수요가 줄고 물가가 인상함에 따라 시장이 악화했고, 일부 가맹점들의 경우에는 당사와의 협의를 통해 연돈볼카츠가 아닌 다른 브랜드로 전환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가맹점주들과 항상 성실하게 협의를 진행해왔고, 분쟁조정위원회 조정(안)을 거부한 것은 일부 가맹점주님들이었다. 본건과 관련해 분쟁조정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에 대해서도 당사는 수용 의사를 밝혔으나, 일부 가맹점주님들이 위 조정(안)을 거부해 조정절차가 종료된 것에 불과하다”며 “일부 가맹점주들의 공정위 신고 등과 잘못된 언론보도 등에 대해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성실하고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도 강조했다.
연돈볼카츠는 백종원이 2018년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하면서 발굴한 돈가스 맛집 ‘연돈’을 프랜차이즈화해 성공한 사례다. 방송 출연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인증샷 대란’이 생겼고, 오픈런이 발생하는 등 많은 손님을 끌어모았다. 인기가 높아지자 백종원은 연돈을 자신이 운영하는 제주 서귀포 ‘호텔 더본’ 바로 옆 건물로 이전하도록 했다. 이후 2021년부터 김응서 연돈 사장과 손잡고 볼카츠 신메뉴를 더하는 식으로 ‘연돈볼카츠’라는 이름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