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금융사 WM 아트페어…"예술과 IB의 접점 만들겠다"

신한PWM 패밀리오피스반포센터 김원기·조수미 센터장

"예술로 고객 접점 넓혀 IB까지 유치하겠다"
신한금융그룹 패밀리오피스반포센터의 김원기(왼쪽)·조수미 공동센터장이 이번 아트페어의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병훈 기자
앤디 워홀, 쿠사마 야요이, 박서보 등 내로라하는 국내·외 미술가의 작품 약 30점이 서울 반포동의 한 금융사 프라이빗뱅킹(PB) 센터에 모였다.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의 초고액 자산가 대상 PB센터인 '신한PWM 패밀리오피스센터'가 다음 달 6일까지 여는 '프라이빗 아트페어' 출품을 위해서다. 이 센터 중 한 곳인 패밀리오피스반포센터가 행사 장소다. 이 행사는 3주간 작품을 계속 교체하며 총 100여점 전시한다. 국내 증권사 PB센터가 2~3일간 여는 이벤트성 아트페어를 한 적은 있지만, 이정도 규모의 아트페어를 직접 주최하는 건 처음이다.

신한은행 소속 김원기 센터장은 "씨티그룹 등 PB로 유명한 글로벌 기업은 내부에 미술팀까지 따로 두고 관련 서비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에서도 이런 글로벌 스탠더드가 점차 확산하는 것"이라고 했다. 신한투자증권 소속 조수미 센터장은 "글로벌 PB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했던 자산가는 PB의 재무적 서비스보다 문화예술, 커뮤니티, 네트워킹 등 비재무적 서비스에 더 높은 가치를 두는 경우도 많다"며 "이런 필요를 충족시켜 고객과의 공감대를 넓히고, 이를 통해 본업에서도 시너지를 얻기 위해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했다.이번 행사에 나온 작품 중 가장 고가는 박서보 작가의 120호 그림이다. 이 외에 엔디 워홀, 쿠사마 야요이, 조지 콘도, 심문섭, 이건용, 이우환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이 다수 출품됐다. 조 센터장은 "박 화백의 작품이 특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고가에도 불구하고 좋은 작품을 선점하고자 하는 뜻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밖에 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그리는 남지형 등 신진 작가의 작품도 다수 전시돼 방문객의 관심을 끌었다. 오픈 첫날인 지난 17일 행사장을 찾은 한 방문객은 "신진 작가의 작품 중 가능성 있는 걸 찾아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사놓는 데 관심이 많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미술품은 대체투자 자산으로서의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며 "전 세계 초고액자산가(UHNWI)가 보유한 예술품 및 수집품의 총가치는 1조4900억달러(약 2011조원)에 달하고, 이들의 개인 자산 포트폴리오 내 미술품의 평균 구성 비율은 9%를 넘는다"고 했다.신한PWM 패밀리오피스센터는 기업인 고객을 염두에 두고 채권 발행 등 투자은행(IB) 업무까지 센터 내에서 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김 센터장은 "고객과 문화예술 관련 접점을 넓혀 센터의 호감도를 높이면 IB 업무 유치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을 것"이리며 "얼핏 연관이 없는 듯한 두 분야가 한 센터 내에서 잘 조화되도록 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했다.

조 센터장은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앞으로 문화예술 관련 행사를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홍콩 아트바젤 등 해외 미술 행사 탐방을 비롯해 해외 예술가의 작업실 방문 행사까지 두루 추진할 예정"이라며 "이미 관련 전문가들에게 자문하며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양병훈/이상기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