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방북] 북, 관영매체 동원 분위기 띄우기'…평양 곳곳에 푸틴 깃발(종합)

공항 건물 외벽에 '조로 친선 영원하리라' 환영 배너도
"평양 순안공항에 러 여객기 18일 오후 9시 15분 도착 예정"
북한이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앞두고 러시아 띄우기에 열을 올리며 환영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과 6면을 러시아 소식으로 채웠고, 조선중앙TV는 러시아 관련 기록물과 영화 등을 오전, 오후, 밤에 방영한다고 예고했다.

신문 1면에는 푸틴 대통령이 18∼19일 방북한다는 소식과 함께 그의 방북을 환영한다는 사설, 푸틴 대통령 명의의 기고문이 실렸고 6면에는 '오랜 역사적 뿌리와 전통을 가진 조로(북러) 친선에 대해 전하는 글들'이라는 제목 아래 북러 관계를 소개하는 기사들이 게재됐다.

주로 국제면으로 쓰이는 6면을 도배하다시피 한 기사들은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까지 3대로 이어지는 북한과 러시아의 유서 깊은 우정을 조명했다. '평양과 모스크바는 지척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는 "뜻을 같이하는 동지의 관계보다 더 진실하고 시련을 함께 헤치며 맺은 전우의 관계보다 더 굳건한 관계는 없다"고 피력했다.

'역사의 갈피에 새겨진 아름다운 이야기'에서는 북한과 러시아 국경이 맞닿은 지역에서 북한, 러시아 주민들이 정을 나누며 동고동락한 사연 등을 소개했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및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도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서 큰 성과를 거두기를 충심으로 바란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오전 10시 '문화유산을 귀중히 여기는 러시아 사람들', 오후 4시 '러시아 예술인들의 공연', 오후 8시 영화 '포돌스크의 군관학교학생들'을 방영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 환영을 준비하는 평양 시내 모습도 포착됐다.

주북 러시아 대사관은 이날 오후 텔레그램 채널에 "평양은 푸틴 대통령의 방문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며 러시아 타스 통신이 촬영한 평양 시내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 따르면 도로 옆에는 러시아 국기와 푸틴 얼굴이 그려진 깃발이 빼곡하게 내걸렸다.

촬영자가 지나는 도로 중간에 '불패의 조러친선단결 만세'라고 적힌 대형 표지물이 설치된 것도 눈에 띈다.

타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 방북 선발대가 타고 온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 여객기가 평양 순안공항에 착륙해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보도했다.

순안 공항 건물 외벽에 '조로 친선은 영원하리라', '로씨아(러시아) 연방 대통령 울라지미르 울라지미로비치 뿌찐(블라디미르 블라디미로비치 푸틴) 동지를 열렬히 환영합니다'라는 환영 배너가 부착된 사진도 함께 공개됐다.

김정은 위원장 초청으로 18∼1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하는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저녁 늦게 평양에 도착하는 만큼 정상회담을 비롯한 주요 일정은 둘째 날 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푸틴 대통령은 18일 러시아 극동 사하(야쿠티야) 공화국 야쿠츠크에 먼저 들렀다 북한으로 이동할 계획이고, 19일 베트남으로 향하기 때문에 북한에 머무는 시간은 만 하루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평양 순안공항에는 18일 오후 9시 15분 러시아 항공사 '레드윙스'의 여객기가 도착하고, 19일 오후 4시 출발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 여객기에는 푸틴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하는 경제인 등이 탑승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