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남매의 난' 결말은…동생 물러나고 언니가 대표 됐다

아워홈 신임 대표에 구미현 이사
경영진 "회사 안정이 최우선 과제"
오너가 남매 갈등 끝에 경영진 교체
식자재 유통기업 아워홈은 지난 17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구지은 전 부회장 대신 언니인 구미현 이사가 새 대표로 선임됐다고 18일 밝혔다. 아워홈은 오너가 4남매가 지분 98% 이상을 보유한 회사인데 남매간 갈등을 빚은 끝에 경영진이 교체됐다.

아워홈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신규 경영진 인사를 단행, 구미현 이사가 회장 대표이사에 올랐다. 사내이사인 남편 이영열 전 한양대 교수가 부회장이 됐으며 고(故) 구자학 선대회장의 비서실장과 경영지원본부장(최고재무책임자)을 지낸 이영표씨가 경영총괄사장을 맡았다.이 신임 총괄사장은 취임 인사말을 통해 “회사 안정과 경영진 신뢰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임직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회사 안정을 위해 대대적 조직개편 등은 시행하지 않고 신규 경영진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를 마련하겠다. 현 상황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온전히 업무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 성장과 발전을 위해 기존에 수립한 경영 목표 및 사업계획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진행 중인 업무가 중단되거나 지연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면서 “기존 경영진과 임직원이 합의한 평가·보상안 등을 유지해 임직원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전날 퇴임사에서 “회사의 성장, 특히 글로벌 사업에 대한 선대회장 유지를 이어가고자 했지만 경영 복귀와 함께 회사 매각을 원하는 주주들과 진정성 있는 협의를 이루지 못했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반성하고 있다”며 “당황스럽고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변화한 상황과 환경이 다소 낯설고 불편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업무에 임했던 대로 해준다면 큰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아워홈 지분은 구 선대회장의 자녀인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 38.56% △장녀 구미현 회장 19.28% △차녀 구명진씨 19.6%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 20.67%를 각각 보유했다. 앞서 구본성 전 부회장이 물러날 땐 구미현 회장이 동생 구지은 전 부회장과 손을 잡았는데, 이번엔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과 힘을 합쳐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