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지방(비필수 4개과 전문의 단체휴가…"충남대병원…)

4개과 전문의 13명 단체휴가…"충남대병원 70∼80% 휴진 참여"(종합)
충청권 큰 혼란 없지만 곳곳서 의료공백…아파도 참고 발길 돌리는 환자들
동네병원도 휴진 동참…소아과병원 휴무에 주민들 불편·서운함 토로
"오늘 교수님 없어서 진료 못 봐요. 응급실 가셔서 접수하세요.

"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집단 휴진·의사 총궐기대회일인 18일 대전 유일 국립대병원인 충남대병원은 일부 진료과 전문의들이 단체 휴가를 간 영향으로 의료 서비스 공백이 있었지만, 우려했던 큰 혼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충남대 대전병원은 필수의료 분야가 포함된 감염내과, 비뇨기과, 신경과,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등 4개 과(본관 기준)에서 근무하는 전문의 13명이 이날 단체 휴가를 가면서 진료가 전면 중단됐다. 오전부터 붐벼야 할 진료실은 텅 비었고, 간호사 한두 명이 대기실 앞을 지키거나 환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진료가 미뤄진 내용 등을 안내했다.

사전에 외래 진료·수술 일정 등을 조율한 덕분에 큰 혼란은 없었다.

다만, 예약 환자가 아닌 당일 병원을 찾은 일부 환자들은 이날 진료를 못 받는다는 말에 발길을 돌리거나 항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휴가를 낸 한 전문의는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내부적으로 오늘 70∼80%가 휴진에 참여하고 있으며, 대부분 외래진료를 최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하지만 위중한 암 수술 등은 일정을 미루지 않고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병원 전문의 263명 중 54명이 이날 휴가를 내고 병원에 나오지 않았다.

휴가를 가지 않더라도 실제 진료를 미룬 사례는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병원 측은 "70∼80% 휴진 참여율은 사실 어떤 근거로 나온 건지 확인은 안 된다"며 "당연히 54명이 휴가를 가면서 차질이 있는 건 맞다.

다만 대부분 진료를 앞당기거나 뒤로 미뤄서 대체 진료를 했기 때문에 오늘 줄었더라도 어제 또는 내일 진료는 평소보다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체 전문의 10% 정도인 14명이 휴가를 낸 충남대 세종병원은 대체로 평상시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은 한 남성에게 접수처 직원은 "오늘 교수님이 진료를 안 하시네요.

응급실로 내려가서 접수를 다시 하세요"라고 안내했다.

이 남성은 아픈 배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대전성모병원은 의사 137명 중 6%인 9명이 휴가를 냈지만, 진료 예약을 변경하거나, 다른 교수들이 대진을 보도록 조치해서 진료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대전 지역 교수, 전공의, 의대생 등 240여명은 서울에서 열리는 의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단체로 상경한 것으로 집계됐다.

충남 천안 단국대·순천향대병원도 일부 의사들 사이에서 휴진 동참 논의가 있었지만, 실제로 휴진·진료 연기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병원과 함께 의료 서비스 최전선에 있는 동네 병원들도 이번 휴진에 일부 동참하고 있다.

세종 지역 병의원 226곳 중 16곳(7%), 대전은 48개 동네 병원이 휴무를 신청했지만, 실제 휴무율은 이보다 조금 더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휴진 참여 병원이 적기는 하지만, 필수 의료에 속하는 소아청소년과 병원이 문을 닫으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불편함 또는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세종시 해밀동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이날 동네에 하나뿐인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하려고 했지만 휴진인 것을 보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반곡동 한 주민도 "소아청소년과 병원은 유일해서 이곳만 다녔는데, 이 병원도 휴진인 것을 보고 너무 충격이었다"며 "아이들이 절대 아프면 안 되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서구 둔산동 한 마취통증의학과 의원도 이날 휴진으로 문이 굳게 닫혀 있었지만, 안에서는 전화벨 소리가 연신 울려댔다. 대전 서구 탄방동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찾은 40대 A씨는 "내일 아이 진료 때문에 문의할 게 있어서 병원에 전화했는데 안 받길래 직접 와봤다"면서 "오늘 휴진인지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