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아일리시 "성인되고 만든 첫 앨범…나를 가장 잘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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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3집 발매 기념 청음회…블랙핑크 제니 인터뷰어로 출연 "이번 앨범은 제가 처음으로 성인이 된 뒤에 만든 앨범이에요. 그래서인지 앨범을 만들며 내가 누구인지, 내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이 많았어요.
"
빌리 아일리시는 2019년 첫 번째 정규 앨범으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데뷔한 젊은 팝스타다.
그는 제62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역대 최연소인 18세의 나이로 4대 본상을 휩쓰는 등 모든 아티스트가 이루고픈 꿈을 일찌감치 현실로 만들어왔다. 그러나 누구도 이루지 못한 기록을 연달아 세워온 그에게도 성인이 되는 일은 두렵고 불편한 일이었다.
아일리시는 정규 3집 '히트 미 하드 앤드 소프트'(HIT ME HARD AND SOFT)가 어떤 작업보다 이상하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아일리시는 18일 서울 광진구 빛의시어터에서 열린 정규 3집 발매 기념 청음회에서 "오빠 피니어스와 저는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럽고 불편하게 작업에 임했다"며 "성인이 되어 더 자유로움을 느꼈는지도 잘 모르겠다. 영감을 얻기 어려웠고, 작업도 무서웠지만 불편한 감정들을 한편으로 치워놓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아일리시는 이날 청음회에서 지난달 발매한 3집 전곡을 들려준 뒤 한국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룹 블랙핑크의 제니가 일일 인터뷰어로 깜짝 출연해 아일리시와 대담을 주고받았다. 아일리시는 한국 팬들이 보내주는 관심에 대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음악으로 연결되는 것을 볼 때마다 놀랍다"며 "세계 반대편 사람이 나를 알고 있다는 것도 대단하고, 팬들이 보내주는 사랑이 정말 놀랍다"고 했다. 3집은 타이틀 트랙 '스키니'(SKINNY)를 포함해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영감을 얻은 '치히로'(CHIHIRO) 등 10곡을 담았다.
아일리시는 "이 앨범은 어떤 작품보다 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모든 트랙을 편견 없이 좋아하고 앨범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했다.
타이틀곡에 대해서는 "아주 솔직한 일기 같은 곡이고, 앨범 가운데 처음으로 작업한 노래"라며 "다른 곡을 만드는 데도 도움을 줬기 때문에 생각할수록 좋은 곡"이라고 소개했다.
가장 의미 있는 곡으로는 '더 그레이티스트'(THE GREATEST)를 꼽았다.
아일리시는 이 노래를 작업하며 다른 곡을 만들 수 있는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당시 오빠와 저는 충분히 영감을 얻지 못하고 억지로 무언가를 뽑아내는 느낌이었다"며 "그때 이 곡이 생각난 덕분에 다른 앨범을 만드는 데 도움을 받았다.
이 곡이 없었다면 다른 곡을 만들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라는 공통점을 가진 아일리시와 제니는 음악적 영감에 관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두 사람은 특정한 경험에서 영감을 얻기보다는 작업 과정에서 자연스레 생각이 떠오르는 일이 많다고 서로에게 공감했다.
아일리시는 "오빠와 저는 우리가 만드는 것들에서 영감을 얻는다"며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앨범을 만들며 도구를 조작하고 버튼을 누르는 과정이 아이디어를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앨범으로 특정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아일리시는 팬들이 음악에서 느끼는 무엇이든 그게 곧 메시지가 될 수 있다며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저는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정해두고 싶지 않아요.
무엇이든 음악에서 느끼는 것이면 그게 곧 메시지에요.
느끼는 그대로 음악을 들으시면 됩니다.
"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젊은 아티스트인 아일리시는 최근 몇 년 사이 보컬 능력을 기른 덕분에 새로운 요소를 시도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10대에 음악을 만들기 시작해 지금이 가장 보컬적으로 성장한 시기"라며 "갈수록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더 좋아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