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처스 "英 '갓 탤런트', 처음엔 거절…준결승 진출 자부심 커" [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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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한은 섭외 연락을 받았을 때를 떠올리며 "일본에서 공연하고 있던 중이었다. 믿기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처음엔 출연을 거절했다고 한다. 주한은 "기쁘긴 했지만 K팝 가수로서 나가는 거라 부담감이 컸다. 또 우리도 공연하는 중이었고, 컴백 준비도 이미 시작한 상태라 컨디션 문제도 있었다"고 이유를 밝혔다.하지만 제작진은 거듭된 러브콜에 결국 출연을 결정한 블리처스였다. '브리튼즈 갓 탤런트' 측은 블리처스의 이전 활동곡이었던 '마카레나'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섭외를 제안했다고 한다.
걱정과 달리 블리처스는 예선에서 숀 멘데스의 '데어스 낫띵 홀딘 미 백(There's Nothing Holdin' Me Back)'으로 라이브 퍼포먼스를 펼쳐 극찬받았다. 당시 무대가 끝나자 기립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던 바다. 준결승에서는 강렬한 분위기로 반전,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워*홀의 '브링 댓 파이어(Bring that Fire)'를 선보여 이 역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우주는 "첫 번째 예선 무대는 작가분들께서 추천한 곡을 한 거였다. 우리 음악을 하는 것도 좋지만 영국 대중들이 조금 더 쉽게 알 수 있을 만한 곡을 하라고 했다. 준결승은 우리가 곡을 골랐다. 콘셉트, 무대 방향성 등을 회사랑 상의해서 결정했다"고 밝혔다.'브링 댓 파이어'를 선곡한 이유를 묻자 주한은 "가사가 우리의 이미지, 상황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예선과는 다른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무대, 의상 등 아이디어를 굉장히 많이 내면서 준비했다"고 답했다.
진화는 현장 반응과 관련해 "카메라에 잘 안 담긴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현장에 블리(공식 팬덤명)들이 있더라. 스케치북에 적어서 응원해 주더라. 준결승 무대 곡명처럼 (현장 분위기가) 그야말로 불을 가져온 것처럼 뜨거웠다"고 덧붙였다.
우주는 "반응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 거 하기 바빴다"면서 "예선보다 조금 더 괜찮아진 모습, 또 다른 콘셉트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확고했다. 연습한 대로 흥분하지 않고 멋있게 즐기면서 보여주는 게 목표였다. 당시 반응을 살피기보다는 우리가 할 일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여유로운 상황에서 무대 준비를 한 건 아니었다. 무대 하나 당 주어진 준비 기간은 길어야 약 일주일. 크리스는 "선곡, 안무 작업이 오래 걸렸다. 또 제작진과 소통하려면 해외와 한국을 왔다 갔다 해야 했다"고 전했다.
샤는 "그래도 준결승 때는 잠을 자면서 했는데 예선 준비할 때는 기억이 잘 안 나는 거 같다"며 웃었다. 진화는 "이번 앨범 녹음도 병행해야 했다. 하루 24시간 중 잠을 안 자면 남들의 2배를 살 수 있는 거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주한은 "준결승 준비를 할 때는 레슨을 굉장히 많이 받았다. 거의 매일 하다시피 했는데 예선 때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그랬던 것 같다"고 했다.물론 결승에 오르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았다. 크리스는 "준결승은 결승 무대도 같이 준비해갔어야 했다. '슈퍼파워' 영어 버전을 결승에서 보여드리려고 했는데 아쉽게 못 보여드렸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내 진화는 "우리의 목표는 각 분야의 최고라 할 수 있는 분들 앞에서 우리의 무대를 잘 보여드리는 거였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매우 만족하고 있다. 자신 있는 부분을 잘 표현한 것 같다. 98% 만족한다"고 했다.
"블루투스, 블리자드, 부리토, 브렉퍼스트, 벤치 프레스가 아닌 블리처스"라는 말로 재치 있게 팀을 소개했던 것과 관련해서는 "멘트를 생각하다가 재밌게 하고 싶어서 하나씩 던진 거였다. 우리끼리 장난으로 한 거였는데 진짜 무대에서 하게 됐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해당 멘트가 이번 활동 응원법에도 들어간다면서 "팬들이 우리와 부끄러움을 함께 해야 한다. 우리끼리 아는 유머 요소가 있다는 게 좋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브리튼즈 갓 탤런트'로 더 단단하게 자신감을 채운 블리처스였다. 진화는 "열심히 준비한 걸 무대에서 실수 없이 보여줘서 만족스럽다. 또 새로운 무대를 보여준 거였는데 큰 사고 없이 마쳐서 자부심이 커졌다. 이 기세로 컴백까지 잘 해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그러면서 "'브리튼즈 갓 탤런트'를 통해 영국이나 유럽 쪽에서 우릴 알게 됐다는 반응을 접했다. 새로운 블리를 보러 영국 쪽에서도 공연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