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비대위원장 "의협 주도 협의체 불참"…커지는 내부 갈등

정부 대화도 무의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중장년 의사들이 주축이 된 대한의사협회와 젊은 의사단체인 전공의들 간 갈등이 재차 부상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에게 유감을 표하면서다. 전공의들은 의협이 주도하는 범의료계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의대 증원 백지화를 포함한 7대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는 한 정부와의 대화도 무의미하다는 게 이들의 판단이다.

박 위원장은 19일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임 회장에게 여러모로 유감의 입장을 표한다"며 "범 의료계 대책 위원회 공동 위원장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의협은 대정부 투쟁을 이끌어가기 위해 오는 20일 범의료계대책위원회를 출범할 계획이다. 앞서 의협이 박 위원장에게 이 단체 공동위원장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에 나선 것이다.

박 위원장은 "최근 임 회장이 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손 뗄까요?' 라고 언급한 바 있다"며 "전공의 문제, 전면 불개입, 그립 등의 단어 선택은 대단히 부적절한 처사고 이를 통해 현 사태에 임하는 임 회장의 자세가 드러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범의료계대책위원회를 구성하더라도 전공의협의회가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표명했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 4월 29일 임 회장, 박용언 의협 부회장, 성혜영 의협 이사, 채동영 의협 이사, 박종혁 의협 이사를 만났다"며 "당시에도 임 회장이 범의료계협의체 구성을 제안해 거절했고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언론에 언급하면 선을 그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고 했다.그는 전날 임 회장의 무기한 휴진 발표가 의협 대의원회, 시도의사회와 상의하지 않고 발표됐다고 했다. 임 회장이 대외적 입장 표명에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사직한 전공의 요구는 분명하다"며 "정부가 사직 전공의 복귀를 원한다면 전공의와 이야기하면 된다"고 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까지 만나 충분히 대화한 만큼 정부 입장 변화가 없다면 추가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의협에서 정부에 제시한 요구안도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전공의들이 제시한 7대 요구안에서 후퇴해했다는 것이다.이와 함께 자신들이 주장해 온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2000명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및 증·감원 논의 ▲수련 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 사고 법적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행정명령 전면 철회 및 사과 ▲의료법 제59조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 7대 요구안을 재차 강조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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