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맛에 나만의 표식을 남기다! 메이커스 마크의 프라이빗 셀렉션

[arte] 한국신사 유람일기
메이커스 마크의 프라이빗 셀렉션
위스키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한 번쯤 맘에 두었으리라……. 붉은 밀랍으로 봉인한 예쁜 병이 인상적인 버번 위스키 메이커스 마크(Maker’s Mark)! 보통 생산지나 창립자의 이름으로 명명되는 여타 증류주들과 달리 ‘만든 이의 표식’ 혹은 ‘제조자의 흔적’이라 불릴만한 흥미로운 이름을 가진 이 위스키는 미국 켄터키에서 만들어지는 미국을 대표하는 버번 위스키다.
'메이커스 마크'의 프라이빗 셀렉션 행사장 외관 / 사진. ⓒ메이커스 마크
1840년부터 대대로 이어지던 가문의 제조법을 모두 불태워 없애고 ‘누가 마셔도 맛있는 위스키’를 만들기로 작정한 설립자 빌 새뮤얼즈가 그의 아내 마지 새뮤얼즈와 함께 1953년에 출시했다. 완전히 새로운 위스키를 기존의 제품과 구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자 새뮤얼즈 부부는 ‘제조자의 표식(Maker's Mark)’이라는 다소 독특한 이름을 정하고, 오래 고민해 새로 디자인한 두툼한 병에 담았다.그리고 일일이 손으로 녹인 밀랍에 병을 담근 후 굳혀 만드는 독특한 봉인 방식을 택했다. 여타 버번 위스키와는 달리 원료로 겨울 밀을 활용하여 좀 더 부드러운 맛을 내 미국산 프리미엄 위스키를 대표해왔고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미국 위스키 3대장 중 하나로 존재감을 과시해 왔다.
메이커스 마크 기본 바틀 / 사진. ⓒ메이커스 마크
하지만 변화하지 않으면 주목받을 수 없음을 느꼈던 걸까? 이미 10년 전부터 새로운 위스키를 준비해왔고 그 위스키의 두 번째 버전을 지난 주 이태원에 위치한 ‘독주 타운’에서 발표하였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유사 이래 그 어느 때 보다 성장한 대한민국의 주류시장은 더 희귀하고 더 다양한 맛과 향기의 증류주를 향해 눈을 돌리고 있다. 이 가운데 스코틀랜드를 위시한 전 세계 위스키 업체들도 더 독특하고 전에 볼 수 없었던 시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이러한 전략에 발맞추어 메이커스 마크는, 설립자의 3대손이자 8대 디스틸러인 롭 새뮤얼즈가 전 세계 위스키 제조자 중 최초로 시도한 프라이빗 셀렉션을 개발하였고 그 두 번째 버전이 대한민국의 가장 핫한 5개 바와의 협업으로 소개되었다.
메이커스 마크의 프라이빗 셀렉션이 진행된 이태원 '독주 타운' 전경 / 사진. ⓒ메이커스 마크
메이커스 마크의 프라이빗 셀렉션은 기존 메이커스 마크 위스키 원액(캐스크 스트렝스)에 선정된 바 운영진의 취향을 새겨 넣어 그들만의 독특한 맛과 향기로 요리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이는 메이커스 마크라는 브랜드의 설립 취지와도 잘 부합하는데, 그야말로 5개의 서로 다른 위스키 바의 운영진들이 그들만의 표식을 기존의 메이커스 마크에 풍미로 덧입힌 것이다.
'메이커스 마크'와 잘 어울리는 바베큐 / 사진. ⓒ메이커스 마크
그렇다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이미 완성된 메이커스 마크 원액을 추가 숙성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메이커스 마크가 준비한 5개의 서로 다른 맛과 향을 부여하는 오크통의 커다란 조각(stave)을 취향에 따라 열 개를 선택하여 9개월간 추가 숙성하는 것이다.
바 노츠의 프라이빗 셀렉션을 보고 있는 참석자 / 사진. ⓒ메이커스 마크
다섯 종류의 우드 스테이브는 아메리칸 오크에 바닐라, 꿀, 과일 향을 입힌 베이크드 아메리칸 퓨어2 (Baked American Pure 2), 프렌치 오크에 구운 캐러멜과 아몬드 향을 입힌 시어드 프렌치 뀌베(Seared French Cuvee), 프렌치 오크에 건과일과 스파이시한 크리스마스 빵의 향을 입힌 메이커스46(Maker’s 46), 프렌치 오크에 건과일과 커피 향을 더한 멘디언트(Mendiant),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렌치 오크에 숙성된 과일과 파이프 담배향을 입힌 토스티드 프렌치 스파이스(Toasted French Spice) 이렇게 다섯 가지다.

이렇게 최종 숙성되어 각 바 운영진의 취향과 캐릭터가 담겨 완성된 위스키는 각자가 원하는 문구를 담은 레이블이 부착된 병에 병입되어 판매된다.이번 프라이빗 셀렉션을 위해 선정된 ‘노츠’, ‘더부즈 한남’, ‘바밤바’, ‘바 잇트’, 그리고 ‘베스퍼’ 이렇게 다섯 개의 바에서는 운영진의 캐릭터가 오롯하게 각인된 서로 다른 메이커스 마크 위스키를 맛볼 수 있다.
메이커스 마크 프라이빗 셀렉션 바틀 / 사진. ⓒ메이커스 마크
위스키의 변신은 어디까지 어떻게 이루어질까? 좋은 위스키를 만나면, 마치 보약이라도 얻어 마시듯 만나기 힘든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성급히 기억에 저장하던 시절이 생각난다. 이제는 좋은 취향을 가진 이들이 만든 지극히 개인적이고 특별한 위스키를 언제든 다양하게 맛볼 수 있는 시대가 우리 앞에 열렸음을 확인하니 감개무량하다.

이번 프라이빗 셀렉션 프로그램에 선택된 다섯 개의 바를 찾아다니며 각 바에서 요리한 서로 다른 풍미를 비교해보고 바텐더로부터 어떤 의도로 이런 캐릭터를 담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들의 의도는 잘 반영되었는지 신나는 무용담을 들으며 마셔보고 싶다. 이 특별한 위스키 제조법으로 나만의 위스키를 만드는 상상도 해보면 어떨까? 나만의 표식을 메이커스 마크에 담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5개의 미니바에서 프라이빗 셀렉션을 즐기는 참석자들 / 사진. ⓒ메이커스 마크
한국신사 이헌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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