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 숟가락 얹지 마" 박세리 사태에 손흥민父 발언 재조명

사진=연합뉴스
전 프로골퍼 박세리가 부친 박준철 씨의 채무를 더 이상 갚아줄 수 없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친의 거듭된 채무를 그간 해결해 왔다는 박세리는 "더 이상은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토로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 부친 손웅정 씨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과거 손웅정 씨는 지난 4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성공'은 돈이 아니라 재능과 개성을 목표로 삼고 그걸 이뤘을 때라고 생각한다"며 "'작은 부모'는 아이 재능과 개성보다는 본인이 부모로서 자식을 소유물로 생각하고 자기 판단에 돈이 되는 곳으로 아이를 유도한다"고 지적했다.이어 "지금도 아들에게 네가 얼마를 벌고 네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난 지금도 너하고 축구 밖에 안 보인다고 얘기한다"면서 "제가 벌어야지 자식 돈은 자식 돈, 내 돈은 내 돈, 배우자 돈은 배우자 돈이다"라고 용돈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식 성공은 자식 성공, 배우자 성공은 배우자 성공, 내 성공만이 내 성공이지 숟가락을 왜 얹느냐"고 일축했다.

최근 낸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에서도 손웅정 씨는 "저는 가난만 대물림되는 게 아니라 부모의 게으름, 부지런함, 청소하는 습관도 대물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디 가서 사람과 사람 간에 선을 넘지 않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자식들도 (그런 태도를) 배운다고 생각한다. 공 하나 잘 찬다고 해서 월클(월드클래스)이 되는 건 아니다. 인품을 동반해야 한다"고 겸손의 중요성을 가르쳤다.
눈물 닦아내는 박세리 (사진=연합뉴스)
한편 최근 박세리가 이사로 있는 박세리희망재단이 그의 아버지를 지난해 사문서위조혐의로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며 파문이 일었다.

의혹이 고조되자 박세리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아버지 채무를 모두 변제했지만 더는 제가 할 수 없는 부분까지 왔다"며 눈물을 보였다.

박세리는 부친의 문제를 인지한 시기에 대해 "저는 해외 생활을 계속해왔고,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에서 생활했는데, 그때부터 여러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와 인지하게 됐다"며 "가족이라 제가 해결하는 선에선 해결하려 했지만, 그러다 보니 채무 문제가 계속 반복해서 올라왔다. 제가 해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다"고 설명했다.이어 "이 상황이 난감하다. 태어나서 처음 겪는 일이다"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제2의 삶을 살고 살고자 노력하며 미래를 설계하고 꿈을 이루려는 부분에 대한 혼란을 느끼고 있다"면서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