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 엑소더스' 한국이 세계 4번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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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없는 美·호주·캐나다로올해 한국을 떠나는 백만장자가 자국을 이탈하는 세계 백만장자 중 네 번째로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에만 1200명이 이민 선택
中, 시진핑 탄압에 1.5만명 떠나
![](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AA.37089096.1.jpg)
한국의 부자 순유출은 2022년 400명에서 지난해 800명으로 두 배로 늘며 7위로 올라섰다. 올해는 다시 50% 증가하며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유층이 향하는 곳은 미국, 호주, 캐나다 등으로 분석됐다. 일각에선 세계 최고 수준인 상속세율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호주, 캐나다 등은 상속세가 없다.
헨리앤드파트너스는 올해가 자산가 이동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도미닉 볼렉 헨리앤드파트너스 개인고객그룹 대표는 “올해 자산가 이주는 총 12만8000명으로 지난해 기록(12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며 “지정학적 긴장, 경제 불확실성 등이 이유”라고 말했다.중국에서 가장 많은 고액 자산가들이 이탈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동부유’를 내세우며 부자를 옭아매고 정치적 감시와 탄압이 심해지면서 기업인을 중심으로 부유층이 탈(脫)중국을 선택하고 있다. 미·중 갈등 격화 등으로 중국 경제가 휘청이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영국은 올해 부유층 순유출이 지난해보다 배 이상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은 2016년 유럽연합(EU) 탈퇴 투표 이후 자산가 이탈 추세가 본격화했다. 7월 총선에서 부자 과세를 내세우는 노동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큰 점도 순유출 요인으로 꼽힌다.
부유층 순유입에선 아랍에미리트(UAE)가 6700명으로 1위다. 개인 소득세가 없는 데다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면서 부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미국(3800명), 싱가포르(3500명), 캐나다(3200명), 호주(2500명)가 그 뒤를 이었다.한국은 고액순자산보유자가 10만9600명으로 세계 15위로 집계됐다. 2013년 이후 10년간 28% 증가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베이비부머는 이전 세대보다 자산을 훨씬 많이 축적했다”며 “과거보다 해외 이주가 상당히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