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컵 8강행' FC서울 김기동 "조금씩 우리 축구 나오는 듯"

리그서 2위 달리는 강원 상대로 홈에서 승부차기 끝 8강 진출
"그래도 조금씩 우리 축구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
강원FC와의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전에서 승리한 FC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경기 뒤 이렇게 말했다.

서울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16강전 홈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5-4로 이겨 8강에 진출했다.

K리그1에서는 강원이 서울보다 확실히 좋은 흐름을 보이던 터다. 강원은 2위, 서울은 9위에 머물러 있다.

다만, 서울과 강원 모두 리그에서 주전으로 뛰던 선수들을 이날 대거 명단에서 제외하며 큰 폭의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서울은 비록 골은 못 넣었지만, 전반전 강원을 압도했다. 김 감독은 공격 전개에서 '속도'를 중시한다.

보다 직선적으로 상대 위험지역의 공간을 공략하는 방식의 공격을 포항 스틸러스를 이끌던 시절부터 선호해왔다.
그런 공격을 이날 서울 선수들이 모처럼 보여줬다. 김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상당히 많은 패스가 직선적으로, 앞쪽으로 많이 들어갔다.

예전에는 조금 느리면서 좌우로 움직이는 패스가 많았는데, 오늘은 좌우를 흔든 뒤 앞으로 들어가는 패스가 상당히 빨랐다.

해결(슈팅)까지 짓는 그런 장면들이 많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을 계속 추구해야 한다고 난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은 경기를 주도하고도 강원 골키퍼 박청효의 잇따른 선방 탓에 좀처럼 득점하지 못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득점하지 못한 건 박청효가 잘해서가 아니라고 봤다.

서울 공격수들이 골 욕심을 내다가 더 좋은 기회를 놓친 부분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욕심을 냈던 거 같다.

좋은 위치의 동료에게 줘서 한 골만 넣었다면, 두세 골 더 넣으며 상대를 어렵게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8강 진출 외에도 소득이 더 있다.

부상으로 오래 전열에서 이탈했던 센터백 술라카가 이날 복귀해 무난하게 활약했다.
술라카의 복귀는 수비 불안이 가장 큰 문제인 서울에 적잖은 도움이 될 터다.

또 만 17세의 '준프로' 윙어 강주혁이 생애 처음으로 성인 무대에서 선발 출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김 감독은 "준혁이가 당돌하게 경기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잘했다"면서 "측면에 스피드 있는 선수가 많이 없는데, 큰 옵션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술라카에 대해서도 "오랜만에 경기를 뛴 거치고는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나쁘지 않은 평가를 했다. 한편, 패장이 된 윤정환 감독은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면서 "리그에서 뛰는 (주전) 선수들과 오늘 뛴 선수들 사이에 차이가 좀 있었다"고 패인을 짚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