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미중갈등 속 티베트 사원·학교 방문…통합·안보 강조

미 의회서 '티베트-중국 분쟁법' 통과된 후 칭하이성 시닝 찾아 티베트가 미중 갈등의 쟁점으로 다시 떠오른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티베트 중학교와 사원을 잇달아 찾아 통합과 안보를 강조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신화통신을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8일 칭하이성 성도 시닝에 있는 골록 티베트인 중학교와 티베트 불교 훙줴 사원을 방문했다. 시 주석의 시찰은 "중화민족의 강력한 공동체 의식 육성을 위한 교육을 심화하고 티베트 불교의 국가와 종교 모두에 대한 사랑의 전통을 강화하려는" 현지의 노력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신화는 전했다.

시 주석은 이어 19일에는 칭하이성 당과 정부 대표들을 만나 생태계 안보 수호의 위대한 임무를 강조했다.

칭하이성은 티베트자치구와 함께 티베트 고원을 품고 있으며 석유와 천연가스, 리튬이 풍부하다. 시 주석의 칭하이성 방문은 주요 경제 방향을 결정할 제20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 전회)의 다음 달 개최를 앞두고 이뤄진 것이자, 티베트를 둘러싸고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때에 진행됐다고 SCMP는 짚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티베트 불교 유산에 대한 참여를 시사했다"고 썼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은 티베트가 중국 영토라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법안인 '티베트-중국 분쟁법'을 통과시켰다. 티베트가 예로부터 중국 영토였다는 중국 당국 주장을 부정하는 것이 골자로, 티베트 사람·역사·제도에 대한 중국 당국의 허위·왜곡 주장과 정보에 대응하는 데 자금 지원을 명시하고 있다.

해당 법안에 이어 19일에는 미국 의회 여야 대표단이 중국의 강력한 반발 속에서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대표단은 회동 후 회동 인근에 몰려든 티베트인 수백명을 향한 연설에서 '티베트-중국 분쟁법'의 중요성을 알리고 달라이 라마와 중국 관리들 간 대화를 권장하기 위해 달라이 라마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건국 이듬해인 1950년 인민해방군을 대거 투입해 티베트를 강제 합병했다.

1959년 티베트 곳곳에서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봉기가 분출했고, 진압 과정에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 시기에 인도로 망명했다.

중국은 1965년 티베트 지역을 축소해 31개 성·시·자치구 중의 하나인 시짱(티베트) 자치구로 편입했다.

시 주석의 칭하이성 방문은 3년만으로, 그는 당시 해당 지역이 "신장과 티베트에서 안정을 유지하는 데 전략적 핵심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이번에 찾은 훙줴 사원은 시닝에 있는 최대 규모 티베트 사찰은 아니나 1951년 공산당 지도부와 티베트 불교 지도자 간 만남이 이뤄졌던 역사적인 장소라고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소의 셰마오쑹 선임연구원은 설명했다.

시 주석의 아버지인 시중쉰 전 부총리가 서북국 부주석이었던 1951년 12월 15일 마오쩌둥의 명으로 훙줴 사원에서 10대 판첸 라마 에르데니와 만나 그가 망명지 인도에서 다시 중국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판첸 라마는 달라이 라마의 뒤를 잇는 티베트의 제2의 정신적 지도자이다.

10대 판첸 라마는 인도로 망명해 중국에 저항한 달라이 라마 14세와 달리 중국과 협조하는 노선을 취했다. 칭하이성의 한 관리는 SCMP에 훙줴 사원이 공산당 지도부와 티베트 종교 지도자 간 역사적 우정을 기념하기 위해 시중쉰과 판첸 라마의 회동이 이뤄진 방을 보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