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자 대결 1R, 윤이나가 웃었다…방신실 "2R 결과는 다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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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카드 한경레이디스컵 202420일 낮 12시12분 경기 포천힐스CC(파72) 1번홀(파5). 최고 기온이 34도에 육박하는 타는 듯한 더위 속에 두 명의 골퍼가 갤러리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표 장타자인 윤이나(21)와 방신실(20)이다.
장타 라이벌, 첫날 숨막히는 접전
윤이나, 안정적인 경기운영
버디 3개 잡고 공동 3위
방신실, 2번홀서 더블보기
샷 흔들리며 1오버파 49위
박민지, 출발 불안했지만
막판 연속 버디로 기사회생
윤이나는 KLPGA 투어에 장타 신드롬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2년 전인 2022년 투어에 데뷔한 그는 드라이버로 최대 300야드를 날리는 보기 드문 장타와 화려한 외모로 KLPGA 투어 최고 인기 스타로 발돋움했다. 남의 골프공으로 경기를 치른 ‘오구 플레이’ 징계로 투어를 잠시 떠나야 했지만 올해 4월 국내 무대로 복귀한 뒤 여전한 장타와 실력을 뽐내고 있다.지난해 투어에 데뷔한 방신실도 장타를 논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선수다. 지난 시즌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262.47야드로 장타 1위에 오른 방신실은 윤이나가 없는 KLPGA 투어에서 새로운 장타 여왕으로 떠올랐다. 데뷔 시즌에만 2승을 챙긴 그는 단숨에 KLPGA 투어 대표 얼굴로 자리 잡았다.
KLPGA 투어 최고 인기 대회인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두 장타자가 맞붙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일단 첫날 웃은 쪽은 윤이나다. 윤이나는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로 3언더파 69타를 쳤다. 공동 선두인 박지영(28)과 정세빈(23)에게 1타 뒤진 공동 3위다. 방신실은 버디 2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로 첫 발걸음이 무거웠다.
○윤이나, 1번홀 버디 ‘기선제압’
윤이나는 갤러리들의 시선이 집중된 1번홀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행운도 다소 따랐다. 티샷이 왼쪽 카트 도로로 향했지만 언덕을 맞고 굴절된 공이 러프로 떨어졌다. 러프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에 안착하지는 못했지만, 어프로치샷을 핀 2m 안쪽에 붙인 뒤 버디퍼트로 마무리했다.윤이나는 침착하게 타수를 줄여 나갔다. 후반 10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핀 1.5m에 붙여 이날 두 번째 버디를 잡았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한 윤이나는 2년 만에 돌아온 포천힐스CC에서 첫날부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윤이나는 1라운드를 마친 뒤 “더운 날씨에도 경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오늘처럼 샷 하나하나에 열심히 하고, 상황마다 집중하며 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1번홀에서 약 5.5m 버디퍼트를 놓친 방신실은 2번홀(파4)부터 흔들렸다. 티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벗어나면서 잠정구를 쳤고, 다섯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4번홀(파3) 버디로 1타를 만회했지만 9번홀(파4)에서 1.5m 파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또다시 보기를 범했다. 방신실은 11번홀(파3)에서 약 4m 버디퍼트를 홀컵에 떨어뜨렸지만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한 채 오버파 스코어로 1라운드를 마쳤다.
○‘디펜딩 챔프’ 박민지 바운스백
대회 3연패를 노리는 박민지(26)는 첫날 2언더파 70타를 쳤다. 6번홀(파3)까지 보기만 2개로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8번홀(파4)과 10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기록하며 타수를 만회했다.박민지가 포천힐스 여왕의 위엄을 과시한 건 경기 막판이었다. 17번홀(파4)에서 약 7m 버디퍼트를 홀에 정확히 떨어뜨렸고, 이어진 18번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솎아내며 기분 좋게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공동 선두와 2타 차다.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역전 우승의 드라마를 만든 주인공인 만큼 남은 사흘간 충분히 역전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위치다.박민지와 ‘진짜’ 대세를 가리는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던 이예원(21)은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꿔 이븐 플레이를 했다. 이예원은 지난해 상금왕과 대상, 평균타수 1위를 휩쓸며 박민지를 밀어내고 KLPGA 투어의 신흥 대세로 떠오른 선수다. 이번 대회에서는 시즌 4승이자 통산 7승에 도전하고 있다. 박민지와 이예원은 2라운드에서도 같은 조에서 샷 대결을 펼친다.
맹장 수술로 한 달간 휴식한 박지영은 복귀 후 두 번째 대회 만에 시즌 3승과 통산 10승째를 노린다. 그는 이날 4언더파 68타를 쳐 정세빈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김수지와 김재희 이채은 등이 윤이나와 함께 공동 3위에 오르며 선두 그룹을 1타 차로 추격하고 있다.
포천힐스CC=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