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캐시카우' E&S 합병…SK온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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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105兆' 에너지기업 탄생SK그룹이 핵심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합치는 방안을 마련했다.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을 돕느라 SK이노베이션의 빚이 최근 4년간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자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자회사를 붙여주기로 한 것이다. 두 기업이 하나가 되면 정유부터 가스, 배터리를 아우르는 자산 105조원짜리 초대형 에너지기업이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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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난 해소' 이노 주가 15% 상승
SK㈜ 주주들 반발 넘는게 관건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SK E&S를 합병하고, SK E&S의 액화천연가스(LNG) 및 발전자회사 등은 SK온에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SK는 합병을 염두에 두고 지난 6일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을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으로, SK E&S 대표 출신인 유정준 부회장을 SK온 부회장으로 선임하는 등 사전 정지 작업을 했다. 최 수석부회장은 SK E&S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SK그룹은 애초 수익성이 좋은 윤활유업체인 SK엔무브를 SK온과 합치는 방안을 추진했다. 두 회사 합병안을 의결하기 위해 이사회 일정까지 잡았지만 몇몇 주주가 반대하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의 마지막 문턱 역시 일부 주주의 반대를 넘는 것이다. SK E&S는 그룹 지주사인 SK㈜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SK온을 돕기 위해 알짜 회사를 SK이노베이션에 넘기는 것에 대해 상장사인 SK㈜ 주주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날 SK㈜ 주가는 SK E&S 합병 소식에 3.95%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자금난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에 15.57% 급등했다.
김형규/차준호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