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그룹, 사업구조 개편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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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産銀 수뇌부 만나 투자 자금 지원 요청
산업은행, 배터리·반도체 관련 지원 본격 논의
SK, 중복사업 정리·계열사 합병 등 자구책 마련

20일 금융당국 및 은행권, 산업계 등에 따르면 SK그룹 경영진은 산은에 그룹 사업 재편 밑그림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SK그룹은 △계열사 간 중복 사업 정리 △비주력 사업부문 매각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등을 골자로 하는 사업 재편 방안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SK는 반도체와 2차전지(배터리)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오는 28~29일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모두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를 거쳐 사업 재편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SK그룹은 이 작업에 들어가는 자금 수십조원을 마련해야 한다. 국책은행인 산은에 지원을 요청한 이유다.
산은은 반도체, 배터리 등 국가 전략산업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SK그룹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 현재 산은의 SK그룹 대출 한도(산은 자기자본의 18.7%)는 7조5000억원이다. 은행법상 동일인 대출 한도 규제(자기자본의 25%)에 독자 신용평가모델을 적용해 산출한 수치다. SK그룹은 이미 산은에서 6조3000억원가량을 빌린 상태여서 남은 한도는 1조2000억원뿐이다. SK하이닉스 13조원, SK온 7조원 등 올해 계획한 투자를 감당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산은이 SK그룹의 사업 재편을 돕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조 단위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SK온이 최대한 빨리 흑자로 전환해야 그룹 사업 재편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우/김형규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