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나 '시즌 첫 승' 정조준…"팬들은 비타민 같은 존재"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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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여왕' 윤이나(21)가 '행운의 언덕' 주인 자리를 정조준했다. 20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1라운드에서 보기없이 버디만 3개 잡아내며 3언더파 69타를 쳤다. 공동선두 박지영(4언더파 68타)를 1타 차이로 바짝 쫓으며 시즌 첫 승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이날 윤이나는 경기 내내 ‘신중 모드’를 유지했다. 티샷에서 드라이버를 휘두른 건 14개 홀 중 6개 홀에 그쳤다. 윤이나는 “전반적으로 샷이 좋았지만 퍼팅이 조금 아쉬웠다”며 “결정적인 순간에 버디를 잡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시작은 불안했다. 1번홀(파5)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감기면서 카트도로에 놓였다. 다행히 구제받을 수 있는 위치였다. 우드로 친 두번째 샷은 246야드를 날아 그린 옆에 떨어졌고 두퍼트로 버디를 잡아냈다. 위기를 기회로 풀어낸 순간이다. 이후 안정적으로 파 행진을 벌인 윤이나는 10번홀(파5)에서 한번 더 버디를 잡아내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마지막 18번홀(파5)에서도 약 270야드 비거리를 앞세워 버디를 잡아냈다.
올 시즌은 윤이나에게 그 어느때보다 특별하다.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던 2022년,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플레이를 한 사실을 뒤늦게 고백해 3년 출전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기간 동안 봉사활동과 기부를 이어간 점을 인정받아 징계가 1년 6개월로 감면됐고, 지난 4월 국내 개막전을 통해 KLPGA 투어에 복귀했다.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올 시즌 기세가 좋다. 지난달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준우승을 거뒀다. 올 시즌 톱10에 지금까지 네 차례 이름을 올렸다. 지난주 한국여자오픈에서도 공동 7위를 기록했다.
무더운 날씨에도 윤이나의 팬들은 이날 경기에 구름처럼 몰려와 그를 응원했다. 1라운드를 마친 윤이나는 대회장에서 한참동안 팬들과 사진을 찍고 사인요청에 응했다. 팬들은 그 옆에서 부채질을 해주며 지친 윤이나에게 기운을 북돋워줬다. 윤이나는 “더운 날씨로 힘이 들다가도 팬들의 모습을 보니 다시 몸이 좋아졌다”면서 “팬들은 비타민 같은 존재”라고 했다.
포천힐스CC=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