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잠실 두산전 6회초에 안타 추가 NC는 특별 제작한 트로피 안기고, 박용택 위원은 꽃다발 전달
손아섭(36·NC 다이노스)이 KBO리그 개인 통산 안타 1위로 올라섰다. 손아섭은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방문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6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 상대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6구째 포크볼을 공략해 좌전 안타를 쳤다.
2007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손아섭이 18시즌, 2천44경기, 8천834타석 만에 친 2천505번째 안타다.
전날(19일)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의 기록(2천504개)과 타이를 이룬 손아섭은 이날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해 KBO리그 통산 안타 신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박용택 위원은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2018년 6월 23일 2천319번째 안타를 치며, 양준혁 야구재단 이사장을 제치고 통산 안타 1위로 도약했다.
박 위원은 2020시즌이 끝나고서 은퇴했다.
손아섭이 2천505안타를 치면서, 박용택 위원이 6년 동안 지켜왔던 통산 안타 1위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6회초가 끝난 뒤 '작은 시상식'이 열렸다.
NC는 손아섭의 기록 달성을 기념하고자, 지름 35㎝의 쟁반형 트로피를 제작했다.
NC 구단은 "대한민국 최고의 교타자라는 의미에서 야구 배트와 소총을 결합해 X자로 교차해 표현. 배트 노브 부분에는 손아섭 배트의 상징인 테이핑과 왕(王)을 표시했다"며 "엠블럼 상단에는 헬멧 안쪽에 부착해 화제가 되었던 과녁 표시 형상화했다. 최고의 타자가 되기 위한 손아섭의 끈기, 노력, 근성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임선남 NC 단장이 손아섭에게 이 트로피를 전달했고, 강인권 NC 감독과 팀 후배 박건우, 두산 주장 양석환이 꽃다발을 안겼다.
'종전 기록 보유자'가 된 박용택 위원도 직접 잠실구장을 찾아 손아섭과 포옹했다.
2007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손아섭은 그해 4월 7일 현대 유니콘스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르면서 첫 안타(2루타)를 쳤다.
2010년부터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잡은 손아섭은 지난해까지 14시즌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터뜨리며 꾸준함의 대명사가 됐다.
손아섭은 2015년 10월 2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1천 안타를 달성한 후, 2018년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천500안타, 2021년 대구 삼성전에서 2천 안타를 채웠다.
2천 안타는 KBO리그 역대 최연소(33세 3개월 22일), 최소 경기(1천632)로 달성했다.
손아섭의 장점은 꾸준함이다.
지난해까지 17시즌을 치르는 동안 시즌 타율 3할을 넘지 못한 해는 2007년, 2009년, 2019년, 2022년 등 네 차례뿐이다.
시즌 최다 안타 타이틀은 네 차례(2012·2013·2017·2023년)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타율 0.339로 생애 첫 타격왕에도 올랐다.
4차례 이상 시즌 최다 안타 1위에 오른 선수는 손아섭과 이병규 현 삼성 코치, 단 두 명뿐이다.
2천500안타도 박용택에 이어 두 번째로 달성했지만, 손아섭은 2천505안타를 처음으로 친 KBO리그 타자가 됐다.
손아섭의 다음 목표는 KBO리그 최초의 3천 안타 달성이다.
경기 뒤 손아섭은 "나는 아직 그라운드에 설 날이 많은 타자다.
안타를 몇 개 더 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늘의 2천505번째 안타는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