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 잡는 거 아냐?" 개미들 망설일 때…큰손들은 쓸어 담았다

기술주 ETF 구성내역 뜯어보니
엔비디아 비중 연초 대비 확 늘렸다
사진=ChatGPT 4o
엔비디아가 생성형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전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섰다. 워낙 주가 상승세가 가팔라 '정점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국내에서 AI 상장지수펀드(ETF)를 굴리는 펀드매니저들은 올 들어 최근까지 엔비디아 비중을 확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상승 여력이 아직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20일 코스콤 단말기인 체크 엑스퍼트(CHECK Expert)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포트폴리오에 10% 이상 엔비디아를 담고 있는 ETF 7종(올해 상장 ETF 제외)은 모두 연초 대비 엔비디아 비중을 크게 늘렸다.종목별 비중 추이를 살펴보면 △TIGER 글로벌AI액티브(11.12%→17.69% ) △KOACT 글로벌AI&로봇액티브(6.74%→14.98%)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8.15%→14.53%)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8.63%→13.19%)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8.96%→12.46%) △HANARO 글로벌생성형AI액티브(9.03%→12.34%) △ACE 글로벌메타버스테크액티브(5.28%→10.34%)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브랜드명 KOACT)의 경우 비중이 연초보다 2배 넘는 수준으로 확대했다.

액티브 ETF란 펀드매니저의 재량을 일부 허용해 인덱스를 이기는 수익률을 내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비교지수를 70%만큼 추종하되 남은 30% 범위에선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의 재량으로 종목을 넣고 빼며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액티브 ETF의 구성종목을 투자지표 중 하나로 삼기도 한다. 운용역이 특정 종목의 비중을 늘렸다는 것은 그 종목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폭발적으로 상승한 만큼 여기저기서 정점론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거대한 덩치(시총)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서 180% 넘게 폭등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은 AI 개발용 칩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독주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기반이 됐다. 지난해 6월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선 엔비디아는 지난 2월 중 2조달러를 뚫었고, 불과 3개월여 만인 이달 6일 3조달러를 돌파했다.

전날 엔비디아는 시총 기준으로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를 누르고 왕좌에 올라섰다. 이런 가운데 AI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줄어들 경우 올해와 내년께 실적이 정점을 찍을 것이란 우려도 함께 나왔다.하지만 펀드 매니저들은 여전히 핑크빛 시선으로 엔비디아 주가를 보고 있다. 미국도 한국과 다르지 않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술주 ETF인 'XLK'는 오는 21일부터 지수 리밸런싱(비중 조정)을 통해 엔비디아 비중을 기존 5.9%에서 21%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에 추가로 유입될 수 있는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은 지금보다 100억달러(13조8250억원) 더 늘어나게 된다.

올 들어 엔비디아 비중을 늘린 한 ETF 운용역은 "연초만 해도 엔비디아는 3, 4순위였는데 불과 반년 사이에 ETF 내 최고 비중으로 담게 됐다"며 "지난 17일 10대 1의 액면분할 이후로 엔비디아 비중을 크게 늘린 운용사들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소폭의 비중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앞으로도 엔비디아 주가의 상승여력이 있다고 보고 구성내역 내 대장주로 가져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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