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보다 양으로 밀어붙이더니 '돌변'…중국 배터리의 '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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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이젠 양보다 질"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 업체들에 품질 향상을 촉구했다. 과잉 생산 우려가 계속되자 생산 확장보다 고품질 배터리 연구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주문이다.
중국, 마침내 칼 빼들었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19일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에 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해당 지침은 20일부터 시행된다. 배터리 산업의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묻지마'식 확장보다는 고품질 배터리 개발과 기술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특히 농지와 생태 지역에 새로 건설되는 배터리 설비 프로젝트는 즉각 중단하거나 엄격하게 통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산업부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시작하는 것은 국가의 자원 개발, 생태 보호 및 에너지 절약 관리와 일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탄탄한) 리튬 배터리 공급망에 따라 생산 능력이 급격히 확장되면서 배터리 가격과 배터리 광물 가격이 급락해 자국 기업의 수익을 갉아먹는 역풍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NEF는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가 작년에 약 950기가와트시(GWh)에 달했다고 추정했다.
반면 글로벌 배터리 제조 능력은 그보다 두 배 이상인 약 2600 GWh에 이르렀다. 2023년 중국의 배터리 생산량만으로도 글로벌 수요를 충당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수급 불균형 상태는 배터리 공급망을 자국에 육성하려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제조사들이 배터리 값 폭락 우려에 설비를 새로 짓는 것 자체를 꺼린다는 점에서다. 또한 보조금을 받아 신규 제조설비를 세우더라도 이는 공급 과잉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유럽, 인도 등도 배터리 산업 성장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블룸버그NEF는 2025년 말까지 연간 7.9테라와트시(TWh)의 배터리 제조 능력이 발표된 것으로 집계했다. 수요 예상치 1.6 TWh를 한참 웃도는 규모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