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종, '아버지 이재명' 겨냥 "DJ도 이러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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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비대위 회의서 쏟아진 성토"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님이십니다." (강민구 민주당 최고위원)
더불어민주당의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아버지 이재명' 발언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해당 발언이 이 대표를 향한 민주당 내의 '충성 경쟁'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공당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사당화의 상징적인 장면이 연출됐다"며 "낯 뜨거운 아부와 충성 경쟁이 국민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 사무총장은 "민주주의를 외쳤던 사람들, DJ·노무현 정신을 이어받겠다고 했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느냐"며 "DJ도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사당화하진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위증교사, 검사사칭 등 부정부패 혐의로 주 4회 법정에 서야 하는 사람에게 이어받을 정신이 무엇이냐"고 "나라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아첨꾼들만 즐비한 민주당에 희망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연임을 위해 곧 사퇴할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아버지로 추앙받으시는 분이 번거롭게 뭐 하러 사퇴 쇼 하시냐"며 "당헌 당규 다 고치셨고 국회 방탄 갑옷 입으셨으니 개딸들 초대해 대관식 하시면 된다"고 했다.
전주혜 비상대책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의 최고 의사 결정 기구인 최고위에서 이재명 찬양가가 울려 퍼지고 있다. 민주당의 언제부터 재명 대표였나"라며 "지금 민주당은 북한에서나 가능할 법한 일들을 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전 비대위원은 "당 대표 개인 비리 하나 덮자고 당헌 당규를 마구 개정하고, 이제는 사법부마저 겁박하며 형사 피고인을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지금 민주당의 모습을 보면 어떻게 생각하실지 반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70년 역사를 가진 민주당은 결코 이재명 대표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그런데도 이재명의,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에 의한 민주당으로 가고자 한다면 결국 이 대표 사법 리스크와 운명을 같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전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집안의 큰 어른으로서 이재명 대표께서는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주셨다"(강민구 최고위원), "역사는 민주당의 이번 일(당헌·당규 개정)을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할 것이다. 이재명 대표 시대이기에 가능했던 일"(정청래 최고위원) 등이 발언이 나왔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