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서린상사 경영권 확보…영풍과 결별 속도 빨라진다

고려아연이 비철금속을 유통하는 핵심 계열사인 서린상사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영풍 창업자의 3세인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는 사임을 표명했다. 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려아연은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고려아연 측 인사 4명을 서린상사의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백순흠 고려아연 부사장, 최민석 스틸싸이클 사장, 김영규 고려아연 상무, 이수환 고려아연 본부장 등이다. 이날로 임기가 만료된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은 재선임됐다.이로써 총 9명으로 구성된 서린상사 이사회는 영풍 측 인사인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을 제외하고 모두 고려아연 측 인사로 채워졌다. 영풍 측 인사로 불리던 류해평 서린상사 대표도 지난달 말 사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린상사는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비철금속의 수출을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1984년 설립한 무역회사다. 고려아연 최씨 가문과 영풍 장씨 가문의 공동 경영을 상징하는 기업이다. 그간 고려아연 온산 제련소와 호주 자회사 썬메탈, 영풍 석포제련소가 생산하는 각종 비철금속의 수출·판매 및 물류 업무를 전담해 왔다. 지난해 매출 1조 5290억 원, 영업이익 175억 원을 거뒀다.

고려아연이 확보한 서린상사의 지분은 약 66.7%다. 영풍은 33.3%를 확보하고 있다. 이사회까지 장악하면서 고려아연이 서린상사의 경영권을 온전히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 동안 고려아연은 다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영풍측에 경영을 맡겨왔다.

영풍과 서린상사와의 비철금속 계약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서린상사에서 유통하는 영풍 제품 비중은 약 33%다. 나머지는 고려아연에서 공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영풍은 별도의 상사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린상사에서 근무하던 팀장급 직원 6명도 최근 영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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