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급등락…"ETF 투자 개장 후 5분 마감 전 10분을 조심하라"

KODEX 인도Nifty50레버리지(합성) 가격 급등락
동시호가 시간에 매수세 몰리며 순자산가치와 괴리율 높아져

"특정 시간대 변동폭 커질 수 있어 주의"
시장가보단 지정가 매매가 안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도 니프티50지수 움직임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KODEX 인도Nifty50레버리지(합성)' 상장지수펀드(ETF)가 장 마감 직전 20% 넘게 급락하거나 30% 넘게 급등하는 등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동시호가 시간대에는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 의무가 없어 들어온 매수(매도)량이 그대로 체결돼 가격 급등락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공급이 중단되는 장 시작 후 5분, 마감 전 10분엔 시장가 대신 지정가 매매를 해야 급등락에 따른 투자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인도Nifty50레버리지(합성)' ETF는 전날 25.61% 급락한 1만711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 전 거래일이었던 지난 19일엔 34.5% 뛴 2만3000원을 기록했다. 개별종목의 가격제한폭은 위·아래로 30%이지만, 이 상품은 인도 니프티50지수 등락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라 가격제한폭이 위·아래 60%가 적용된다.

지난 19일 마감 후 이 ETF의 기초자산과의 괴리율은 34.83%에 달했다. ETF 괴리율은 ETF의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NAV) 차이를 나타낸다. 괴리율이 낮을수록 기초 지수의 등락을 잘 반영했다는 의미다.

지난 14일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파워 코스피100'은 14일 상한가까지 치솟은 뒤 다음 날 23.49% 급락했다. 이때도 괴리율은 최대 29.7%까지 벌어졌다. 국내 주식형 ETF의 괴리율이 1% 이상(해외는 2% 이상)이면 해당 운용사는 공시를 통해 내용과 원인을 밝혀야 한다. ETF는 가격이 가격제한폭까지 급등락하는 경우가 드물다. 여러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를 추종해 변동폭이 개별 종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기 때문이다.두 사태 모두 LP의 호가 제출 의무가 없는 시간에 매수 주문이 시장가로 유입됐고, 해당 주문 수량이 매도호가 수량을 초과한 탓에 벌어졌다. 거래량이 많고, 호가층이 두터우면 시장가로 주문을 넣더라도 비정상적인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산운용사는 ETF의 거래를 원활히 하고, 가격 왜곡을 막기 위해 LP와 계약한다. 이에 따라 LP는 ETF에 호가를 내고, 유동성을 공급한다. 다만 장 마감 전 10분엔 이런 의무가 부과되지 않는다. LP는 호가스프레드(매도호가와 매수호가의 가격 차이)를 기준으로 유동성을 공급한다. 하지만 오후 3시20~30분엔 호가스프레드가 없다. 동시호가 접수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해당 시간에 LP는 호가를 제시하지 않을 수 있다. 개장 전인 오전 8시 30분~9시, 시장 개시 후 5분간(오전 9시~9시 5분) 정규에도 같은 이유로 유동성이 공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ETF 가격 왜곡으로 투자자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민원 사례에 따르면 투자자 김모씨는 오후 3시25분께 한 ETF에 시장가 매수주문을 넣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순자산가치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에 주문이 체결됐다. 이 투자자는 LP가 유동성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아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고 보상을 요청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 규정상 해당 시간엔 유동성공급호가 제출 의무가 없어 민원은 수용되지 않았다. 금감원은 "ETF 투자수요가 단기간에 늘어 수급 불균형이 초래되면 괴리율이 높아져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특정 시간대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ETF가 터무니없이 높거나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을 막으려면 지정가 매매 방식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초 지수 흐름을 무시한 매수·매도세가 들어오면 가격이 튀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ETF에 투자할 때, 체결량·가격을 꼭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